“마지막 소원, 개와 함께 가는 것” 황혼의 쓸쓸함 토로한 알랭 들롱

2018-01-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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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장례 준비까지 대강 마쳤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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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미남 배우의 대명사였던 알랭 들롱(82)이 잡지 인터뷰에서 노년의 쓸쓸함과 회한을 담담한 어조로 토로해 눈길을 끈다.

알랭 들롱은 최근 주간지 파리마치와 인터뷰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소상히 털어놨다.

"세상에서 가장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 죽음 아닌가. 내가 살 날이 얼마 남았을까. 아마 90∼92세 정도까진 살 수 있을 텐데, 그것도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저 위에 계신 분이 결정하겠지. 두려움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알랭 들롱은 루아레 주(州) 두쉬의 55만㎡ 면적의 저택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파리마치는 "알랭 들롱이 외로운 늑대처럼 은둔자로 혼자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알랭 들롱은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역할로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57년 영화계에 발을 들인 들롱은 50여 년간 평단과 대중의 환호 속에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이 중 80여 편에서 주연을 맡은 대스타였다.

여배우들과 끊이지 않는 스캔들로도 유명했던 그는 여러 차례 결혼과 이혼, 동거와 헤어짐을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네덜란드 출신 모델 로잘리 반 브리멘과의 사이에 두 자녀를 뒀으며 딸 아누카 들롱은 배우로 활동 중이다.

들롱은 작년 8월에는 '볼사리노'(1970) 등 다수의 영화에서 공연하며 한때 연인 관계를 15년간 이어갔던 배우 미레유 다르크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는 "나를 가장 사랑한 것은 미레유였다. 우리 둘의 역사는 놀라운 관계다. 그녀가 그립다. 그녀의 모든 게 그립다"고 했다.

이미 자신의 장례 준비까지 대강 해놓았다는 들롱은 마지막 소원은 3년째 함께 사는 개 '루보'와 함께 세상을 뜨는 것이라고 했다.

"루보가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더는 바랄 게 없지만, 내가 먼저 죽게 되면 수의사에게 함께 가게 해달라고 부탁하겠다. 루보가 내 무덤 앞에서 슬퍼하다가 죽는 것보다는 그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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