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신상 털고 협박한 배달업주" 결국 사과 공지 올린 배달의 민족

2018-01-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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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업주가 고객 주소와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협박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 미흡한 사건 대처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23일 네이트판에는 "불만 리뷰를 남겼다가 신상정보로 협박을 당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현재는 삭제된 글이다.

피해자가 '배달의 민족'에 남긴 리뷰 / 배달의 민족
피해자가 '배달의 민족'에 남긴 리뷰 / 배달의 민족

글 작성자는 70분 동안 배달을 기다렸지만 배달자가 아무 연락도 없이 음식을 놓고 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사장이 언성을 높이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리뷰를 남겼다.

업체 사장은 해당 리뷰에 댓글로 "OO 사시는 분 본인만의 세상 가서 혼자 사세요"라며 주소와 전화번호 일부도 노출했다. 사장은 계속해서 글을 수정했으며, "억지소리 징징거리지 말고 본인이 한 번 올려보세요. 그걸 근거로 내가 사이버 모욕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할 테니"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현재는 삭제된 댓글 / 온라인 커뮤니티
현재는 삭제된 댓글 /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는 "무섭다. 혼자 사는 20대 여자인데 미칠 것 같다"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는 배달의 민족에 전화로 상담도 했지만 댓글을 삭제해줄 수도 없으며 사장에게 제재를 가할 수도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해당 업체는 24일 '배달의 민족' 앱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업체 사과문 / 배달의 민족
업체 사과문 / 배달의 민족

업체 관계자는 "어제 한 분이 올리신 리뷰에 대해 너무 과하고 부적절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좋은 내용이나 그렇지 못한 내용 모두 다 고객님들의 소중한 의견인데 제가 편협하게 반응했다"며 "저 하나 개인이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자영업자들을 생각하셔서 넘겨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과문이 올라오자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고객 정보를 누출하는 등 저지른 일에 대해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비슷한 행동을 여러 차례 했는데도 '한 분이 올리신 리뷰' 등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배달의 민족은 공식 블로그에 사과 공지를 24일 게재했다. 배달의 민족 측은 "한 업주가 고객의 불만 리뷰에 대해 댓글로 고객을 위협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피해 당사자 그리고 많은 배민 이용자 고객 여러분, 불안해하셨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배달의 민족은 첫 대처가 미숙했다고 밝혔다. "명백하게 주문자 정보를 이용해 위협하는 경우 댓글을 노출 차단하도록 되어있지만 상담사가 매뉴얼 숙지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소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배달의 민족 측은 "문제가 되는 업소의 댓글을 노출 차단하고 업주에게 이번 일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용자를 위협한 과거 댓글 역시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를 한 사실도 밝혔다. 배달의 민족 측은 "네이트와는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네이트판 글 삭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home 오세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