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늦었더라면..." 불길 휩싸인 차에 뛰어들어 운전자 구한 버스 기사

2018-01-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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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빠져나오자 차는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큰 불길에 휩싸였다.

불길에 휩싸인 차량 진화하는 버스 기사 / 전일여객 제공 = 연합뉴스
불길에 휩싸인 차량 진화하는 버스 기사 / 전일여객 제공 = 연합뉴스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시내버스 기사가 사고로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버스 기사는 '사람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심정으로 불길에 몸을 던졌다고 밝혔다.

26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8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도로에서 차량 3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차량이 완파될 정도로 큰 사고는 아니었으나 충격을 입은 마티즈 차량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마침 현장을 지나던 시내버스 기사 이중근(61) 씨는 버스를 멈추고 사고 차량에 뛰어들어 운전자 A씨를 구했다.

A씨가 빠져나오자 마티즈 차량은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큰 불길에 휩싸였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두 사람 모두 생명이 위험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씨는 다시 버스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나와 차량을 휘감은 화염을 물리쳤다.

옆에 있던 시민들도 저마다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잡았다.

목격자들은 "버스 기사가 운전자를 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났다"며 "5초만 늦었어도 사람이 크게 다칠 뻔했다"고 말했다.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서 운전자 구한 이중근 씨 / 이중근 씨 제공 = 연합뉴스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서 운전자 구한 이중근 씨 / 이중근 씨 제공 = 연합뉴스

불길에 몸을 던진 이씨는 바지에 불이 붙어 가벼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차에 불이 붙어서 운전자가 빨리 빠져나올 줄 알았는데 나오지 않으니까 '뭔가 큰일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살리는 게 먼저니까 아무 생각 없이 차에 들어가서 다친 운전자를 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나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칭찬받을 정도로 선행한 게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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