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 “침대에 손 묶여 있거나 링거 꽂힌 환자들...구조 어려웠다”

2018-0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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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서장에 이어 박재현 구조대장이 환자 결박상황을 설명했다.

이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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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8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인명구조 때 일부 환자는 병상에 한쪽 손이 묶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신속한 구조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만우 밀양소장서장은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병원 내부에 진입한 구조대원으로부터 몇 명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병상에 묶인 환자를 봤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밝혔다.

의료법 시행규칙상 환자가 병상에서 떨어지거나 자해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결박을 하는 등 신체보호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신체보호대가 화재 등 비상상황 때는 오히려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최 서장에 이어 박재현 구조대장이 환자 결박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3~6층을 다녔는데 3층 중환자실에 환자 20여명 이상이 있었다. 그중 3∼4명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은 한쪽 손에는 링거를 꽂고 나머지 한쪽 손에는 손목이 병상과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 손목이 태권도복 끈같은 부드러운 로프 등으로 병상에 묶인 상태여서 밖으로 탈출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3층 중환자실에도 연기가 차 오르는 상황이었는데 환자 1명당 끈을 푸느라 30초∼1분 정도 구조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박 환자들을 전부 모시고 나왔지만 위급한 상황이어서 환자들이 의식이 있었는지, 사망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3월 요양병원 등에 입원한 노인들을 침상에 묶는 등 신체보호대를 사용할 때 의료법 시행규칙보다 상위인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다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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