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나는 살인범이다' 자서전 집필 계획 있었다”

2018-01-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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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이영학이 옥중에서 쓴 편지 등을 입수해 31일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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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감형 전략과 출소 이후 삶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31일 동아일보는 옥중에서 이영학이 가족과 법조인에게 쓴 약 100장 분량 편지와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 반성문 등을 입수해 단독보도했다.

편지 등에 따르면 이영학은 '나는 살인범이다'는 제목으로 자서전 집필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는 딸에게 "아빠가 이곳에서 책 쓰니까 출판 계약 되면 삼촌이 집이랑 학원 보내 줄 거다"라며 "1년 정도 기다려. 우리가 복수해야지"라고 전했다.

이영학은 감형 전략을 9개로 나눠 정리하기도 했다. 이영학이 쓴 편지에는 "1심 무기징역 받고 2심에서 싸우겠다. 1월에 1심 선고하고 3월에 2심 들어가니 항소 준비해 달라...1심 선고 후 일주일 뒤 항소심 간다"는 내용이 있었다.

경찰과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지난 30일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이영학은 "검찰이 협박했다. 때리려고 했다"며 "한 사람의 장애인이 죽어가는 걸 막아달라.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영학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너무 걱정하지 마라. 소년부 송치가 된다더라"라고 안심시키며 "그곳은 메이크업, 미용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걱정 말고 기회로 생각해라" 등 적었다. 이어 "OO이 나오면 할머니가 법원에서 이름을 변경해 줄 거다"라며 새출발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앞서 이영학은 전날인 30일 검찰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았다. 이날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영학은 선처를 호소하며 "이 못난 아비가 딸을 위해 살고 싶다. 법의 엄중한 심판 하에 품어 달라"고 말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 이모 양을 통해 이 양의 초등학교 동창 A양을 집으로 유인하고, 수면제를 먹여 재운 후 추행하고 살해,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