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때 엄마를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

2018-02-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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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트리 페이스북 페이지 이용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5일간 184개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위키 설문] 위키트리가 '내 나이 때 엄마를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기획했습니다. 아이였고 소녀였고 수줍음 많은 색시였을 엄마 지금 내 나이 때 엄마는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Wikitree - 위키트리에 의해 게시 됨 2018년 1월 30일 화요일

"엄마... 아빠랑 결혼하지 마"

'내 나이 때 엄마를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1명이 아빠와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설문조사는 위키트리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에 해당 주제의 답변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키트리 페이스북 페이지 이용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5일간 184개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184명 중 21명(약 11%)은 '아빠와 결혼하지 마', 16명(약 9%)은 '가족에게 헌신하지 말고 엄마 인생 살아'라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이 밖에도 '일찌감치 비트코인에 투자하라' 13명(약 7%), '날 낳지 말아달라' 4명(약 2%), 부동산 투자 지역이나 로또 번호 등을 알려주겠다는 의견이 4명(약 2%) 나왔다.

정해진 형식 없이 자율 답변을 하는 설문조사에서 중복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엄마'로 살고 있는 그녀의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라는 물음에 가슴 찡한 사연도 잇따랐다.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순으로 정리했다. 주제와 맞지 않는 답글은 제외했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글 생각난다. '아빠랑 결혼하지 마 그 남자 잡아', '나 안 낳아도 되니까 엄마가 행복하게 하던 일 계속해', '엄마 40살에 암 걸려 꼭 그전에 정기검진받아' 같은… _ 페이스북 이용자 SiXXXX XXX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하고 싶은 거 못 하고 아빠가 시골 내려가지 말라고 해서 1년에 두 번 볼까 말까 하는 외할머니도 보러 못 가고, 가지 말라 하는 거 듣고 혼자 조용히 울고. 어릴 때 엄마한테 엄마는 ‘꿈이 뭐였어? 좋아하는 게 뭐야?’하고 물어봤을 때 '그런 거 없어~'하다가 계속 물으니 꽃집 차리는 거라 하셨지 집에랑 집 앞에 꽃도 엄청 심어두고 식물도 많이 심어둔 거 볼 때마다 생각나는데.

집에서도 아빠가 물 떠와라 하면 하고, 어쩔 때 보면 너무 마음 아파서 아빠가 엄마한테 손찌검하고 폭력 쓸 때 말린 적도 많았는데. 아가씨 때로 돌아간다면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결혼했으면 좋겠다. 결혼도 꼭 좋은남자 만나서 사랑 받으면서 행복한 삶 살았으면 좋겠어.

식당 일하면서 손가락도 잘리고 고생 너무 많이 하며 산 거 같아. 돈도 엄청 아끼고 알뜰하게 사는 거 보면 가끔은 마음이 안 좋아 엄마도 사고 싶은거 다 사고 비싼 옷, 좋은 옷 다 사 입고했으면 좋겠어. 핸드폰도 한 번도 새 폰 쓴 적 없고, 폴더보다 전에 폰 10년은 쓰고, 아빠가 폰 바꾸고 전에 썼던 폰 엄마 쓰라고 줘서 그거 쓰고, 엄마도 새 폰 써보고 싶단 말 했었잖아.

내가 취업해서 돈 벌면 꼭 좋은 폰 하나 사줄게요. 신혼여행도 가고 싶은 곳 못 가고 제주도 갔었잖아. 외국 가보고 싶었다며 나랑 꼭 외국여행 가자 항상 사랑한단 말 쑥스러워서 못 했지만 여기서라도 사랑해." _ 페이스북 이용자 강XX

tvN'응답하라 1988'
tvN'응답하라 1988'

"엄마, 로또사 몇 회차 번호는 0 0 0 0 0 0이야" _ 페이스북 이용자 이XX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22살의 엄마... 다른 건 모르겠고 젊고 예쁜 당신의 모습부터 50이 넘은 당신의 모습까지 다 사랑해요.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_ 페이스북 이용자 이XX

영화 '똥파리' 스틸컷
영화 '똥파리' 스틸컷

"나를 낳지 마시오" _ 페이스북 이용자 김XX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지금도 고생하지만 26살인 엄마는 고생만 너무 많이 해서 힘들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한 현실 속에 두 딸을 키워내느라 고생이 많아. 그치만 엄마 우리한테 너무 미안해 말아요. 난 단 한 번도 우리 집 환경을 탓한 적 없어. 너무 못 해주고 있다 생각 말아요. 난 엄마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고, 너무 감사해. 많이 사랑해요 엄마!" _ 페이스북 이용자 연X

영화 '써니' 스틸컷
영화 '써니' 스틸컷

"제발 우리 아빠 만은 만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아빠가 아무리 따라다녀도 눈길도 주지 말라고 하고 싶음 그러면 결혼식 날부터 아빠가 속 썩이기 시작하니까 제발 내가 안 태어나더라도" _ 페이스북 이용자 황XX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뭐 좋아하느냐고 물어야지. 이런저런 미사여구 대신... 지금 여쭤보면 대답 잘 안 하시니까" _ 페이스북 이용자 홍XX

셔터스톡
셔터스톡

"엄마 일찍 결혼하지 마세요. 돈 때문에 결혼을 쫓기 듯이 하지 말고 즐길 거 많이 즐기세요. 많이 보고 돈을 쫓아가지 마요. 엄마는 좀 더 행복할 수 있어요" _ 페이스북 이용자 김XX

영화 '클래식' 스틸컷
영화 '클래식' 스틸컷

"맨날 엄마가 옛날에 인기 많았다는 얘기하면 ‘아이구 아줌마 또 시작하셨네 과거는 잊어요’ 그런 말 하지만 가끔씩 어머니 옛날 사진 보면 진짜 아름다우시니까 우리 아버지 말고도 충분히 더 좋은 남자 만나고 (물론 우리 아버지도 좋은 사람이지만) 우리 아버지랑 결혼하더라도 제발 4명 안 낳았으면 좋겠어. 진짜 우리 4남매가 했던 몹쓸짓 생각하면 어떤 벌을 받아도 마땅한데 하...

그리고 지금 나이부터 공부 좀 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좀 공부 늦게 시작했는데도 대기업 들어가고 그랬잖아. 그리고 외할아버지 담배 좀 몰래 부셔줘 폐암... 안 걸리시게 아 그리고 우리 어머니의 유일한 콤플렉스인 ‘누런 이빨’ 이빨 좀 꾸준히 닦고, 이모 길 건너다 교통사고 안 당하게 어머니가 마중 좀 나가줘 나도 큰이모 어떻게 생기셨는지 보고 싶네...

어머니 어린 시절이 좀 힘든 건 알고 있지만 이겨내서 어머니가 맨날 자랑하시는 대시 받은 거 놓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 _ 페이스북 이용자 김XX

영화 '맘마미아' 스틸컷
영화 '맘마미아' 스틸컷

"엄만 아직도 소녀지만... 16살의 엄마를 만난다면 엄마는 꼭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라고 말할 거야! 엄마는 나이 먹어도 참 멋있고 예쁜 사람이라고 말할 거야! 엄마는 나이 먹어서도 딸보다 더 의욕 있게 젊게 멋지게 사는 사람이라고 말할 거야. 16살의 엄마 참 예쁠 것 같아!!! 나 닮아서 히힛...

언니랑 나는 늦게 낳아줘도 괜찮으니까 엄마 아빠 둘이서 손잡고 예쁜데 놀러 다니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신혼여행 예쁘게 갔다 와서 놀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하고 딸 낳으라고... 아빠 만나서 둘이 예쁜사랑 하라구 히힣... 예쁜 딸 낳을 거라고 ㅎㅎㅎㅎㅎ 먹고 싶은 건 꼭 다 먹고 오라고 왜냐면 딸들이 식성이 좋다고... ㅎㅎ

외할머니 손잡고 놀러도 다니고... 엄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라고 말하고 싶어 엄마 우리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것들 다 하고 살라고!!! 엄마 아빠 청춘 다 즐기고 애 둘 낳으라고... 엄마 사랑해" _ 페이스북 이용자 신XX

영화 '써니' 스틸컷
영화 '써니' 스틸컷

"결혼하지 말고 공부해서 하고 싶은 일 찾고, 직업 가지라고 연애 많이 해보라고 하고 싶다" _ 페이스북 이용자 전XX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엄마 아빠 말고 좋은 사람들 많아, 할매한테 잘해줘. 고생하지 마 엄마는 가치 있으니까. 결혼 굳이 안 해도 돼. 엄마 말 잘 못한다고 누가 놀려도 상처받지 마 그런 사람들은 나중에 벌받아 엄마 상처받으면 꼭 할매한테 기대 울어 참지 말고 울어. 엄마 행복이 최우선이야 꼭 생각해줘" _ 페이스북 이용자 이XX

tvN '응답하라 1988'
tvN '응답하라 1988'

"나는 내 나이 때 엄마 만나면 엄마가 나한테 한 말 해주고 싶어. '결혼식 전날이라도 이 남자는 아니다 싶음 파투 내.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야. 죽어도 안 변해'" _ 페이스북 이용자 양XX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나 안태어나도 좋으니까 아빠만큼은 만나지 마. 아니 그냥 결혼하지 마. 큰이모도 안 했는데 그게 왜 뭐 어때. 악착같고 능력 있으니까 혼자 잘 살수 있잖아. 그러니까 엄한 사람 만나서 속상해하지 말고 그냥 혼자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 _ 페이스북 이용자 이XX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스틸컷

"19살의 우리 엄마, 정말 다른 건 모르겠고 일찍 시집 갔다고 하던데 엄마 팔자가 일찍 시집가면 망하는 팔자인 만큼 일찍 시집가지 말라고 하고 싶다. 첫 결혼 실패 후 성격 더러운 우리 아빠 손씨 남편을 만나 얻어맞고 살고, 시어머니한테 뭣 모르고 사채까지 해서 돈 가져다 바치고 빚이 늘어나서 결국은 쫓겨났고, 큰아빠 작은아빠 할머니 다 성격 더러운 우리 손씨 집안 가족들과 살면서 험한 시집살이를 하는 미래를 알기에 더더욱 결혼을 막아주고 싶다.

나 데리고 나와 살면서 엄마 앞에서 욕도 하고 경찰서가 집인 듯 들락날락하는 나를 보며 방에서 혼자 우는 엄마를 알기에 더더욱 결혼을 막아주고 싶다. 나도 이제 8월에 아이를 낳으면 엄마랑 똑같은 고생을 하겠지. 엄마 심정 몰라줘서 미안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정말 결혼만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_페이스북 이용자 MXXXX XXX

영화 '써니' 스틸컷
영화 '써니' 스틸컷

"엄마 가끔 엄마도 내 나이 때가 있었다는 걸 생각해 볼 때면 마음이 아파 사람들이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다고 하는 말이 와닿기 시작한 게 엄마 대학생 때 앨범 보면서였어. 엄마도 젊은 청춘이었고 내가 모를 세월을 30년이나 살았었더라. 그래서 너무 미안했어.

엄마는 만약 내가 없었더라면 더 빛날 수 있었을 테고 나 자랄 때 고생도 덜 했을 텐데 그래서 날 낳지 않았으면 엄마가 더 행복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어떻게든 인생엔 항상 힘든 시기가 있는 거잖아 그걸 통해 우리 모두 성장했으니까 꽤 의미 있었다고 생각해.

어린 엄마도 지금 나처럼 많이 어리숙하고 어렸겠지? 장녀로써 항상 많은 책임감을 떠안고 산 19살의 엄마, 꼭 다 안고 있지 않아도 돼 내가 들어줄게 울어도 되고 한탄해도 돼 그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어? 엄마는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지만 난 엄마를 이해해 그래서 사랑해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어 많은 걸 다 가지고 가다간 결국 탈이 날 거야 알았지? 사랑해 엄마 우리 엄마라서 고마워" _ 페이스북 이용자 원XXX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영화 '친정엄마' 스틸컷

"엄마 결혼하지 말고 그냥 혼자서 행복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영화도 보러 가보고 여유롭게 공원 산책도 해보고 카페에 앉아서 시간 때우는 것도 좋아 가끔은 비행기 타고 해외도 나가 보고 문화생활 충분히 즐기면서 엄마 행복하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 엄마가 결혼하고 오빠랑 나까지 낳아서 돈과 시간에 쫓기면서 밤낮없이 설날, 크리스마스 구분 없이 한 번 쉬지 않고 계속 일하는 거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쉬는 날도 많고 돈도 많이 주는 좋은 직장 얻어서 평생 행복하게 살아.

엄마가 그랬잖아 결혼한 거 후회한다고 나는 결혼하지 말라고 엄마 결혼하지 말고 혼자 행복하게 살아 외로워서, 결혼을 해야 하는 나이가 돼서가 아닌 진정하게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을 때. 그게 언제일지라도 그때 결혼하고 평생 행복하게 살아 사랑해" _ 페이스북 이용자 유XX

영화 '써니' 스틸컷
영화 '써니' 스틸컷

"하고 싶은 일 다 해. 성우가 되든 육상 선수를 끝까지 하든 뭐든 해줘. 가족한테 돈 다 보내지 말고 예쁜 옷도 입고 연애도 하고 그렇게 살아. 딸이라고 구박받고 오빠들 뒷바라지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당신을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사람 만나줘. 여린 손에 주름 하나 생기지 않도록, 새치 하나 생기지 않도록 사랑받고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 _ 페이스북 이용자 양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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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0원일 때 10만 개만 사둬" _ 페이스북 이용자 PXXXX XXX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