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리허설 때도 긴장 안했는데, 불이 붙으니 울컥”

2018-02-10 14:10

add remove print link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인 순간, 공중에 마련된 은반 위에 등장한 인물은 김연아였다.

뉴스1
뉴스1

(평창=뉴스1) 임성일 기자 =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인 순간, 공중에 마련된 은반 위에 등장한 인물은 김연아였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동계스포츠 스타인 '피겨여왕'이었다.

동계 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총 92개국 2925명)로 펼쳐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평창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과 함께 오는 25일 폐막 때까지 총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펼쳐질 17일간의 열정의 레이스가 막 올랐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성화대에 불이 붙는 그 순간이었다. 김연아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순간,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하늘 위에 마련된 은반 위에서 짧지만 강렬한 공연을 펼쳤고 그의 손을 떠난 불은 달항아리까지 타고 올라가 겨울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다. 다들 김연아라 생각했고, 그 예상인물이 어긋나지 않고 등장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은 드라마였다.

개회식의 감흥이 아직 남아 있던 10일 오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2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아는 "우선 올림픽 성화 마지막 점화주자로 참여하게 되어 너무 영광스러웠다. 특히 난 선수출신이기에 느낌이 더 남달랐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은퇴한지 몇 년 됐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점화를 해 더욱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면서 "얼음 위에서는 저도 10여 년 넘게 생활했는데 그렇게 높은 곳은 처음이었다. 많이 긴장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실수 없이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 봤다.

자신이 최종점화자라는 것은 일찌감치 알았다고 한다. "김연아는 개인적으로 (점화를 한다고)소식을 들은 것은 몇 달 전이었다. 다만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점화를 하고 어떻게 스케이팅을 하는지 등등은 이후에 많은 논의가 있었다. 실제로 연습한 것은 5일 밤부터 이틀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천하의 김연아도 긴장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연아는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실수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었다. 행여나 넘어지면 안되니까, 그것만 고민했다"면서 "사실 무대에 올라가니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실수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지금껏 숱한 영광과 감동의 순간을 경험했지만 이번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연아는 "사실 연습을 할 때도 그리 긴장하진 않았다. 리허설 때도 그리 큰 느낌이 오지 않았는데, 막상 실전에 돌입하니까 느낌이 확 달랐다. 성화를 받고 불을 붙이는데, 그때는 나도 울컥했다.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올림픽이 진짜 시작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뜨거워졌다"고 말한 뒤 "그러나 너무 빨리 끝나서 허무한 감도 있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