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는 없는데 가면 매진” 강릉올림픽 파크 입장은 '하늘 별 따기'

2018-02-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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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도 못 들어갔는데, 오늘도 또 매진이라고 해서 티켓을 못 샀다”

12일 오전, 강릉 올림픽 파크 매표소를   찾은 관광객들. 대부분이 올림픽 파크 입장권을 사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 이하 위키트리
12일 오전, 강릉 올림픽 파크 매표소를 찾은 관광객들. 대부분이 올림픽 파크 입장권을 사지 못해 발길을 돌렸다. / 이하 위키트리

"공지도 하나도 없고, 이게 국민을 위한 건지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어요"

12일 오전 11시, 강릉 올림픽 파크 북문 매표소 앞에서는 불평이 터져 나왔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강릉 올림픽 파크를 찾은 권도희(52) 씨는 "토요일에도 못 들어갔는데, 오늘도 또 매진이라고 해서 티켓을 못 샀다"며 "토요일에 1330(평창 동계올림픽 특별 콜센터)에 전화를 했었는데, 그날만 한정 판매한다더니 오늘도 이럴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함께 올림픽 파크를 찾은 권 씨 아내는 "사전에 공지되는 것도 없고, 이렇게 막상 왔는데 안 된다고 하니까 너무 허무하다"며 옷깃을 여몄다.

그는 "내부 공간 때문에 인원을 제한하는 건 이해하는데, 나오는 사람들은 아예 고려 안 하고 숫자로 딱 잘라 놓은 것 같다. 사람들도 많이 나오는데, 인원을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해서 유연성 있게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며 불만을 쏟았다.

권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왔는데, 너무 춥고 근처에 있을 만한 곳도 없어서 그냥 밥이나 먹고 가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강원도 강릉시에 있는 '강릉 올림픽 파크' 안에는 야외공연장, 슈퍼스토어, 기업홍보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올림픽 관련 체험 활동과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식당, 카페 등 편의 시설도 올림픽 파크 내부에 마련되어 있다. 빙상 전 종목 경기도 올림픽 파크 내에 있는 각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매표소에 강릉 올림픽 파크 입장권을 문의 중인 사람들
매표소에 강릉 올림픽 파크 입장권을 문의 중인 사람들

강릉 올림픽 파크 입장권은 지난 9일부터 현장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예매가 불가능한 탓에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난 10일에는 오후 9시까지 판매 예정이었던 입장권 티켓 4200여 장이 오후 1시에 매진됐다.

12일에는 오전, 오후로 티켓 판매가 나누어졌다. 오전에는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오후에는 2시부터 9시까지 입장권을 판매한다. 오후 티켓 판매 수량은 북문, 남문 매표소 두 곳을 합쳐 2000장으로 제한됐다. 매표소 현장 안내를 맡은 한 자원봉사자는 "티켓이 너무 빨리 동나서 이렇게 오전, 오후로 나눈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공지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현장에 오셔야 확인하실 수 있는 거로 알고 있다"며 "오늘부터 오전, 오후로 나누어진거라 오신 분들이 불편을 토로하시기도 했다" 답했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매표소 담당자에게 연락했지만 "(사전 공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식 홈페이지와 올림픽 특별 콜센터인 1330에서도 강릉 올림픽 파크 입장권 예매 관련 안내는 받을 수 없었다.

서울에서 온 황준식(26) 씨는 "놀러 온 김에 올림픽 파크에 들려서 구경하고 기념품도 사려고 했는데 그냥 가야 될 것 같다"며 "지금 온 사람들은 다 헛걸음 한 건데, 홈페이지 같은 곳에 미리 공지가 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40여 명 가까운 사람들이 입장권을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Already Sold Out?!(벌써 매진 됐다고요?!)"을 외치며 놀라워하는 외국인 무리도 여럿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마틴(35)은 "올림픽 파크만 둘러보려고 했는데, 이미 매진됐다고 해서 친구에게 부탁해 경기 입장권을 샀다"고 했다. 그는 "오늘 시간이 안 돼서 경기는 못 볼 것 같다. 올림픽 파크만 빠르게 둘러보고 나올 예정이다"고 했다.

올림픽 파크 입장을 위해 컬링 경기 티켓을 산 마틴
올림픽 파크 입장을 위해 컬링 경기 티켓을 산 마틴

강릉 올림픽 파크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2000원에 판매하는 올림픽 파크 입장권을 구입하거나, 당일 경기 티켓이 있어야 한다.

오후 티켓 판매를 앞둔 오후 1시 30분, 매표소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줄 끝에 선 한 대학생 무리는 "우리 잘려서 못 들어가는 거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강릉 올림픽 파크 오후 티켓팅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강릉 올림픽 파크 오후 티켓팅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올림픽 파크 현장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 김모(23) 씨는 "저희한테 항의하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사실 저희는 티켓 판매나 운영에 관련해서 미리 알 수 있는 게 없다"며 "그날그날 지침이 내려오면 거기에 따라 현장 안내만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사전 공지 없이 변동된 현장 매표 방식에 대해 "관련 사항에 대해 알아보고 다시 연락 드리겠다"는 답변을 남긴 상태다.

*사진 = 이예나 PD, 윤희정 기자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