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 당했을 때, 강인한 정신력으로 대처한다” 대구 한 고등학교 안내문

2018-02-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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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계자는 "적힌 내용은 제가 봐도 시대착오적이며 말도 안 된다. 즉시 수정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에게 배포한 책자 자료에 적힌 문구가 논란이다.

지난 12일 대구 K고등학교 A학생이 제공한 소책자 한쪽에는 "따돌림을 이렇게 예방합시다. '잘난 척, 아는 척, 있는 척하지 않고 겸손하게 행동하며, 약점이나 단점을 고치도록 노력한다'"라고 적혀 있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또 따돌림을 당했을 때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대처한다", "스스로의 언행을 잘 생각해보고 그 원인을 찾는다", "따돌림의 원인을 잘 모를 때는 따돌리는 학생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고 적혀 있다.

성폭력 예방법도 문제로 지적됐다. "학생답지 못한 복장이나 남의 시선을 끌 정도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않는다"는 설명은 성폭력 원인이 피해자라고 왜곡할 우려가 있다.

해당 소책자는 예비소집에 참석한 1학년에게 배포됐다.

A학생은 "중학교 때 오히려 잘 배운 것 같다"며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니 교육청에 건의하자고 하셨지만, 제가 누군지 드러날까 봐 두려워서 참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소책자를 배포한 학교 관계자는 "학사 일정을 안내하기 위해 소책자를 배포했는데, 문제가 된 내용은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학교 폭력이나 성폭력에 관한 교육 자료로는 쓰이지 않는 내용이다. 실제 교육에서는 다른 자료가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적힌 내용은 제가 봐도 시대착오적이며 말도 안 된다. 즉시 수정하겠다"며 "오해가 불거지지 않도록 입학식에서 다시 한번 학생들에게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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