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투숙여성 살인사건 여파 예약 급감 '된서리'

2018-02-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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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게스트하우스 이용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낸 여성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폴리스라인 설치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 연합뉴스
폴리스라인 설치된 제주 게스트하우스 / 연합뉴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의 여파로 도내 대다수 게스트하우스가 예약 급감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의 P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건 발생 이후 6건의 예약이 취소됐고,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비해 예약 문의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구좌읍의 또 다른 B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 커뮤니티에서는 사건 발생으로 입은 영업상 손해를 성토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른바 남녀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형식의 '파티' 전문 게스트하우스의 영업 타격이 크다고도 했다.

조천읍 함덕리와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여성 예약자들 모두가 예약을 취소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구좌읍의 여성 전용 A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예약 취소는 한 건도 없었고, 연휴의 경우 전 객실이 만실"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림읍의 여성 전용 I게스트하우스와 조천읍의 여성 전용 K게스트하우스는 최근 예약이 급증하기까지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게스트하우스 이용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낸 여성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게하에서 남자 직원이 우리 방에 무단으로 문 열고 들어온 거 생각난다"며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불쾌했던 경험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은 "국내여행 가보고 싶은데 살인사건 땜에 다 때려침"이라고 여행 계획 취소 사실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게스트하우스 진짜. 여자는 혼자도 여행 못다니겠다. 나도 혼자 게하에 묵은 적 있는데 운이 좋아서 살았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3일 여성 관광객 살해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정민(32)을 공개 수배하고, 사진이 실린 수배 전단을 전국에 배포했다.

한씨가 범행 무대가 된 게스트하우스는 늦은 밤 투숙객 1인당 1∼2만원의 추가요금을 받고, 술과 안주 등을 제공해 남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주선하는 이른바 '파티' 게스트하우스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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