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고 가면 좋다” 조각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에 관한 5가지 일화

2018-02-14 17:20

add remove print link

자코메티는 피카소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질투한 조각가로 유명하다.

전성규 기자
전성규 기자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국내 최초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자코메티 전시 출구에는 관람객들이 남긴 감상평으로 벽면이 수많은 종이로 뒤덮여 있다. 대표적인 걸작 '걸어가는 사람' 모습을 그렸거나, 자코메티 초상을 그린 '금손' 관람객들 평도 눈에 띈다.

이하 박혜연 기자
이하 박혜연 기자

자코메티 특별전은 이번 설 연휴에도 휴무 없이 전시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자코메티 전시를 보러 가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자코메티에 관한 5가지 일화'를 여기 정리했다.

유튜브, WIKITREE - 위키트리

1. 피카소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질투한 조각가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는 자코메티보다 스무 살이나 많았지만 거만하고 괴팍한 성격 탓에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자코메티에게는 어떻게든 조각에 대한 비평을 얻고 싶어할 만큼 그를 대등한 예술가로 인정했다.

자코메티 파리 재단 큐레이터 크리스티앙 알랑데트는 피카소와 자코메티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코메티와 피카소는 둘 다 유명한 예술가였고 서로 작업실을 자주 방문하는 등 교류가 많았다. 당시 작가들은 소속 갤러리가 있었는데 피카소와 자코메티는 서로 다른 갤러리에 소속돼 있었고, 각자 소속 갤러리 안에서는 톱 예술가였다.

"원래 피카소네 갤러리에서 자코메티를 영입하려고 했는데 피카소가 자코메티 영입에 극렬히 반대해 결국 자코메티는 갤러리를 옮기지 못했다. 갤러리가 자신과 자코메티 모두에게 신경써야 하니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싫었던 거다."

2. 철학자 사르트르와 절친이었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1905~1980)는 작품에 대해 웬만한 비평문을 다 써 줄 정도로 자코메티와 친분이 있었다.

우연히 같은 날 카페에 앉아있던 자코메티에게 사르트르는 "제 술값 대신 내 줄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그렇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3. 아내 불륜 사실을 알고 그가 처음 한 말 "몹시 기쁘다"

일본인 철학자 야나이하라 이사쿠는 자코메티 작품 모델을 서다가 그의 아내 아네트와 불륜이 났다. 한참을 고민하다 자코메티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그에게 자코메티는 "그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알아?"라며 오히려 기뻐했다.

4.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건 스무 살 술집 여인이었다

자코메티의 마지막 뮤즈는 '캐롤린'이라는 스무 살 술집 여자였다. 당시 자코메티 나이는 57세였다. 자코메티는 첫 눈에 캐롤린에게 반해 모델을 부탁했고 이후 자코메티 마지막 예술혼이 불타는 계기가 된다. 두 사람 이야기는 작가 프랑크 모베르(Franck Maubert)가 쓴 '자코메티가 사랑한 마지막 모델' 책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5. 세계에서 가장 비싼 조각상을 만든 사람

자코메티는 현대 조각가 중 작품이 1억 달러 이상 낙찰된 유일한 조각가로 기록된다. 2015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가리키는 남자' 청동상이 약 1600억 원에 팔려 조각 작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