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성관계 묻고 가슴 만졌다“ 조민기 성추행 폭로한 신인 배우

2018-02-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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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학교는 조민기 씨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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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52) 씨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신인 배우가 SNS에 폭로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송하늘 씨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로 배우 조민기 씨에게 수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며 글 쓴 이유를 밝혔다.

송하늘 씨는 "2013년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조민기 교수는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 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며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하거나, 선배를 통해 연락을 하거나, 함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왔기에 그 자리에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송하늘 씨는 친구와 단 둘이 조민기 씨 오피스텔로 불려간 날, 조민기 씨가 자고 가라며 갈아입을 옷과 칫솔을 꺼내주고 침대에 억지로 눕히면서 자신과 친구 사이에 조민기 씨가 몸을 우겨넣고 누웠다고 했다.

또 남자친구와 함께 오피스텔에 불려간 날에는 남자친구가 술 취해 잠든 사이 조민기 씨가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송하늘 씨는 그 외 노래방 팀 회식이나 공연 연습과정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빈번한 성추행과 성희롱이 있었다고 전했다. 학과 MT 때에도 맘에 드는 몇 명만 숙소로 불러냈고 CC인 여학생들을 지목하며 "얘는 OO이랑 섹스했대", "너는 CC를 몇 번 했으니까 OO이랑도 자고 OO이랑도 잔 거야?"라며 수치심을 줬다고 했다.

그는 "수 차례 주위에 상담을 했지만 그러게 그 자리에는 왜 갔느냐, 왜 가만히 있었느냐 하는 물음과 질책뿐이었다. 조 교수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소위 질투를 받을만한 일이었고 유난히 조 교수에게 자주 불려갔던 여학생들은 꽃뱀 취급까지 받아야 했다. 저와 다른 피해자들은 소문이 잘 못 날 게 두려워서 입을 다물어야 했다"고 했다.

송하늘 씨는 "그런 일을 당했음에도, 그 이후에도 그런 일이 있을 것임을 알고도 나서서 행동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나의 선배들이 나에게 해주었듯이, 나도 나의 후배들에게 '조심하라'는 말 밖에 해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하다"며 "부디 다시는 어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사과했다.

이하 송하늘 씨 페이스북
이하 송하늘 씨 페이스북

앞서 조민기 씨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며 "지난해 초부터 학교 내에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 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했으나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처음에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2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청주대학교는 조민기 씨가 제출한 사표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대학 측은 다수 피해 학생들 진술을 확보하고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달 이사회에서 조민기 씨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익명의 학교 관계자는 매체에 "대학 측은 원래 파면해야 할 사안이지만 경징계 처리하고 조 씨 스스로 교수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