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쫄깃" 결승 문턱에서 호된 혈투… 김은정 마지막 절묘한 샷 (영상)

2018-02-2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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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넘어갈 뻔했던 경기

네이버TV, SBS뉴스

한국 여자 컬링이 어렵사리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최소 은메달 확보다.

이 자체만으로도 물론 훌륭한 성과지만 아직은 만족할 수 없다. 대회 최종일인 25일 오전 열리는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단 전체의 유종의 미를 기대하는 팬들의 바람이 크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잘 복기해야한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이 23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전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치르는 혈전 끝에 8-7로 승리,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회 시작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일본에게 패한 뒤 한국은 파죽지세 7연승으로 조별예선을 마쳤다. 8승1패, 당당히 조 1위로 4강에 올랐고 마침 일본이 4위가 되면서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여러모로 의욕이 커질 상황이었다.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한국은 1엔드에서 대거 3점을 뽑아내는 등 순탄하게 경기를 리드했다. 5엔드가 끝났을 때까지 6-3으로 앞서면서 컬링센터에 모인 팬들을 달뜨게 만들었다. 선수들의 표정에도 자신감이 보였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가 묘해졌다. 우리는 안일해졌고, 일본은 더 집중했다.

일본이 차근차근 간격을 좁혀가는 동안 한국은 8엔드에서 1점을 획득하는 것에 그쳤고 일본이 9엔드서 2점, 10엔드서 1점을 더 추가해 7-7 동점이 됐다. 분위기는 일본 쪽으로 많이 넘어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장을 메운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은 선수들은 다행히 집중력을 높였고, 결국 김은정 스킵의 절묘한 샷이 성공되면서 8-7 짜릿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워낙 극적이었기에 보는 맛은 좋았으나 자칫 역전패로 끝날 수도 있었던 흐름이다. 부담감과 긴장감이 더 커지는 결승전이었다면 되돌릴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던 이슬비 해설위원은 한국의 1위 4강 진출이 확정됐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해주고 있다. 갑자기 만들어진 조직력이 아니다. 지금까지 7~8년 정도는 호흡을 맞췄을 것"이라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것이 나오는 것 같다. 난 얼마 전까지 선수여서 느낌이 또 다르다. 잘하긴 잘한다"고 아낌없는 칭찬을 던졌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 이야기만 전한 건 아니다.

이 위원은 "지금 파죽지세이기는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다. 어떤 대회든, 어떤 팀이든 상승세가 내내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 고비를 잘 넘겨야한다"면서 "이제 4강이다. 예선 때는 졌다가도 다시 만회할 기회가 있으나 이젠 삐끗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잘 쌓아왔던 것이 무산될 수 있다"는 말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슬비 해설위원의 말처럼 준결승에서 큰 고비를 맞았던 '팀 킴'이다. 만약 이 결과가 패배로 끝났다면, 그야말로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었다.

선수들도 느끼는 게 있었을 경기였다. 진짜 중요한 대결을 앞두고 입에 쓴 약을 먹었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초심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 지금까지 노력한 것을 잘 알기에, 샴페인은 결승전 후에 터뜨려도 늦지 않다.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8대7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8대7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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