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 측 관계자, 성추행 의혹 폭로 여성에 회유 시도 정황...'살려줘야죠' 통화 녹음”

2018-03-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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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씨가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A씨의 질문에는 “이 사람(남궁연씨)의 마음을 다 모른다”고 답했다.

재즈드러머 남궁연 / 이하 뉴스1
재즈드러머 남궁연 / 이하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음악인 남궁연씨가 '사실 무근'이라며 2일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남궁씨 측이 공식 입장을 밝히기 하루 전날에 의혹을 폭로한 여성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전통음악을 전공하는 A씨는 지난 28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서 남궁연씨로 추정되는 대중음악가이며 드러머인 'ㄴㄱㅇ'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이 글에서 자신의 노래를 들은 'ㄴㄱㅇ'이 "몸이 죽어있다. 자신이 고쳐주겠다" 등의 이유로 "옷을 벗어보라"고 두 차례에 걸쳐 요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요구를 거절하는 과정에서 추가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성추행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해당 글을 올린 분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장을 빠르면 다음주 화요일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궁연씨측 관계자가 지난 1일 오후 11시25경 17분동안 의혹 폭로 여성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뉴스1이 확보한 통화 녹음에 따르면 남궁씨측 관계자는 "살려줘야죠"라며 "서로 풀지 않으면 서로 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와 통화에서 성희롱 의혹의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A씨가 어느 포인트에서 서운했는지 잘 모른다"며 "나는 그 자리에 없어서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궁연씨가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A씨의 질문에는 "이 사람(남궁연씨)의 마음을 다 모른다"고 답했다.

남궁연측 통화기록
남궁연측 통화기록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남궁연씨가 A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 글에는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공연 연습 장소에 있던 방송작가 B씨가 지난 27일 A씨와 주고받은 문자에 따르면 '(남궁씨가) 옷을 벗을 것을 요구했으나 설명이 부족했다'는 요지로 해석되는 문자메시지를 남겨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작가 B씨는 미투 폭로 하루 전날인 지난 27일 A씨가 "여전히 왜 남궁연 선생님께서 제게 옷을 벗으라고 하신지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남기자 "A씨에게 설명을 생략해 얘기하는 부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을 남겼다. 이는 옷을 벗으라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왜 벗어야 되는지 설명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국악계 전문가들은 폭로 글에 나오는 나체로 노래를 부르라는 이른바 '남궁연식 나체발성법'에 대해 처음 듣는 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춘오 국악전무지 라라 편집장은 "폭로 여성이 올린 글이 사실이라면 옷을 벗고 노래를 부르라는 것은 파렴치한 일"이라며 "국악계를 떠나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전통음악 분야 한 대학교수는 "옷을 벗고 나체로 노래를 부르라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인간문화재이신 이춘희, 김광숙 선생님께 다양한 훈련법을 배웠지만, 이런 해괴망측한 것(남궁연식 나체 발성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남궁연씨는 국악인이 아니고 타악을 하시는 분이라 어떤지 모르겠다. 몸이 릴렉스되면 발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라거나 워밍업을 하라고 지시하지 옷을 벌거벗으라고는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판소리 대가인 B교수는 "남궁연씨가 교육을 빙자한 성추행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교육법은 없다. 모든 훈련은 상식선에서 이뤄진다. 소리를 교정할 때도 소리를 내주면서 무릎을 구부린단다거나 누워서 발성하는 경우는 있어도 (나체 발성법은) 듣도 보도 못한 방법"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남궁연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도 뒤따르고 있다. 2일 오후 3시경 디시인사이드 연뮤갤에선 '남궁연 성추행 추가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추가 피해자입니다. (최초) 피해자 당사자에게 힘 실어주고 싶어요. 꼭 연락주세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남궁연 성추행 당시 동석한 방송작가 문자메시지
남궁연 성추행 당시 동석한 방송작가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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