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명소' 신촌 홍익문고 베스트셀러 30권

2018-03-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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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익문고 단골이다.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신촌 홍익문고는 1947년 개점했다. 인근 주민과 대학생들이 60년 넘게 이용한 지역 명소다.

홍익문고는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에 있다. 위치에 좋아 오랜 세월 약속 장소로 쓰였다. 지금도 홍익문고에 가면 책을 보며 동행을 기다리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인기를 끌었다. 이후 많은 지역 서점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6 한국서점편람'에는 국내 서점이 2003년 2247곳에서 2015년 1559곳으로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온다.

홍익문고도 위기를 겪었다. 2012년 5월 서대문구청은 홍익문고 부지를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근 주민과 대학생들이 구청 결정에 반대하며 서점 존치 운동을 벌였다. 이후 서대문구청은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에서 홍익문고를 제외했다. 시민이 힘을 모아 서점을 지켜낸 셈이다.

2013년 서울시는 홍익문고를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홍익문고는 서울 시민 기억을 담은 역사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2년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 모임' 기자회견
2012년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 모임' 기자회견

나는 홍익문고 단골이다. 신촌에 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홍익문고에 방문한다. 문득 홍익문고에서 어떤 책이 인기가 많은지 분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키트리 이름으로 홍익문고에 판매 부수 자료를 요청했다. 이후 홍익문고로부터 2017년 11월 1일부터 2018년 1월 31일까지 판매 현황을 기록한 자료를 받았다.

홍익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이다. 지난 1월 위키트리에서 나온 '2017 서울대 도서관 이용자가 많이 대출한 책 10선' 기사와 함께 읽어보자. 도서관 인기 도서와 서점 인기 도서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있다.

(30위~21위)

EBSi
EBSi

30위 '해커스 토익 실전 LC+RC 모의고사 + 해설집'

29위 '최신 시사 상식 189집(2018)'

27위 '매일 성경(개역 개정)

27위 '매3비-매일 지문 3개씩 푸는 비문학(독서) 수능 기출(18)'

26위 'EBS 수능특강 영어 (18)'

24위 '남아 있는 나날'

24위 '보그 VOGUE'

23위 '나일론 NYLON'

22위 '최신 시사 상식 188집(2017)'

21위 '바깥은 여름'

토익 교재, 수능 교재 등 각종 수험서가 보인다. 수능 교재 중 영어 과목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그', '나일론' 등 패션 잡지 역시 순위권을 기록했다.

(20위~11위)

심플라이프
심플라이프

20위 'ETS 토익 정기 시험 기출 문제집 LC'

19위 '어떻게 살 것인가'

17위 '자존감 수업'

17위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16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15위 '쎄씨'

13위 '라틴어 수업'

13위 '개념원리 미적분'

12위 'ETS 토익 정기 시험 기출 문제집 RC'

11위 '말의 품격'

이 순위대에도 토익 교재와 수능 교재가 있다. RC 문제집이 LC 문제집보다 판매 부수가 높다.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 중에서는 '미적분'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자존감 수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말의 품격' 등 삶에 대한 방향이나 철학을 논하는 책이 눈길을 끈다.

(10위~1위)

10위 '말그릇'

카시오페아
카시오페아

김윤나 작가는 코칭심리학자이자 기업 전문강사다. 작가는 이 책에서 말을 '인간 그릇'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가 화술이 아닌 '말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9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현대문학
현대문학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59) 소설이다. 삼인조 도둑이 낡은 잡화점에서 30년 전에 날아온 편지를 발견하는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히로키 류이치(廣木隆一·64)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위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난다
난다

'2017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박준(34) 시인 첫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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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트렌드코리아 2018'

미래의 창
미래의 창

'트렌드코리아'는 2009년부터 출간된 소비자 분석 시리즈물이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발간한다.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김난도(55) 교수가 주 필진이다.

'트렌드코리아 2018'은 2018년 소비트렌드 전망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언택트 기술 ▲만물의 서비스화 등을 꼽았다.

6위 '시사IN' (주간)

시사in
시사in

'시사in'은 2007년 창간한 시사 주간지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가 캐치프레이즈다.

2018년 3월 현재 고제규 편집국장이 '시사in'을 이끌고 있다.

5위 '해커스 신토익 보카'

해커스어학연구소
해커스어학연구소

이번 통계에서 10위권 안에 든 유일한 토익 수험서다.

4위 '신경끄기의 기술'

갤리온
갤리온

인생에서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지우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 출간 직후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3위 '언어의 온도'

말글터
말글터

어제 노트북을 켜고 ‘사람’을 입력하려다 실수로 ‘삶’을 쳤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언어의 온도' 중

이기주 작가는 기록을 좋아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일상 속 언어를 자기 방식대로 소개한다.

2위 '82년생 김지영'

민음사
민음사

시사교양 프로그램 출신 조남주(39) 작가 소설이다.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이라는 여성이 살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평범한 여성이 겪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보문고는 이 책을 2017 베스트셀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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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생명의 삶'

두란노서원
두란노서원

'생명의 삶'은 두란노서원에서 발간하는 월간지다. 종교 잡지 중에서도 QT지로 분류하는 묵상 도서다.

두란노서원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우리 회사는 교파를 초월한 출판사다. 많은 신자가 '생명의 삶'을 읽는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연말, 연초라 책이 더 많이 나간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여러 교회에서 전 연령대가 QT를 하도록 독려한다"라고 밝혔다.

'생명의 삶'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됐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