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나올 각”... 사상 첫 북한 지도자-미국 대통령 만남 주목

2018-03-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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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 만남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사상 첫 북한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이 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 만남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사상 첫 북한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 정상회담이 된다. '역사 교과서'에 나올법한 중대한 사건이 펼쳐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9일 오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 면담 결과'를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했다고 했다"며 "김 위원장은 북한이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했다.

정의용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 면담 결과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도 전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에 감사를 표시하고,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서로를 향해 '말 폭탄'을 주고 받은 사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한중일 순방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정의용 실장은 지난 5~6일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동행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을 면담했고 다음달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정의용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 면담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지난 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 실장과 북한을 방문했던 서훈 국정원장도 방미 길에 함께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중개하고 성사시킴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정의용 실장이 백악관에서 발표한 브리핑 내용 전문이다.

오늘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저의 북한 평양 방문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는 영예를 가졌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님과 부통령, 그리고 저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맥매스터 장군을 포함한 그의 훌륭한 국가안보팀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 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 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하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님의 개인적인 감사의 뜻을 전달하였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하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브리핑에 감사를 표시하고,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그리고 전세계 많은 우방국들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완전하고 단호한 의지를 견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외교적 과정을 지속하는 데 대해 낙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미국, 그리고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