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가 극단적 선택하기 전 자필로 쓴 사과문 (전문)

2018-03-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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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가 9일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배우 조민기 씨 / 뉴스1
배우 조민기 씨 / 뉴스1

배우 조민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디스패치가 9일 보도했다.

조민기 씨는 지난달 26일 디스패치에 자필 사과문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그러나 다음날 조 씨 전 소속사가 대신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민기 씨는 자필 사과문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라며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고 했다.

조 씨는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사과문을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을 받아온 조민기 씨는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한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창고에서 조 씨가 목을 매 있는 것을 그의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사건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자택 등 다른 장소에 유서를 남겼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할 계획이다.

조민기 씨가 자필로 쓴 사과문 전문이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입니다.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립니다.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사과문을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합니다.

- 조민기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