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여객기 추락 사고로 숨진 터키 재벌 딸, 숨지기 전 SNS에 올린 사진

2018-03-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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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란홀딩스의 임원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던 미나 바사란은 다음 달 14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이하 미나 바사란 인스타그램 캡처
이하 미나 바사란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중서부 차하르마할-바크티어리 주에서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숨진 터키의 소형 여객기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와 그의 친구 7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터키 대기업 바사란홀딩스의 사주 호세인 바사란 회장의 전용기로, 그의 딸 미나(28)와 여자친구들 7명, 승무원 3명을 태우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던 중이었다.

바사란홀딩스의 임원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던 미나 바사란은 다음 달 14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결혼을 기념하고자 친한 여자친구 7명과 지난 8일 문제의 전용기를 타고 UAE 두바이를 방문해 고급 호텔 원앤온리 로열 미라주에서 호화파티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귀국하기 전 그는 자신은 하얀 목욕 가운을, 친구 7명은 분홍색 가운 차림으로 신부와 신부 들러리들을 연상시키는 사진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사진 속 예비신부와 그의 젊은 친구들은 곧 닥칠 사고를 알지 못한 채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미나 바사란은 그의 이름을 딴 이스탄불의 고급 아파트 '미나 타워스'로도 유명하지만 평소 SNS를 통해 호화로운 사생활을 공개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만8천여명에 이르는 명사이기도 하다.

그는 패션업계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면서 패션잡지 '보그' 터키판에 등장했고 터키 패션지 '그라치아'의 표지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딸의 사고 소식을 접한 바사란 회장은 곧바로 이란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사란홀딩스는 은행, 건설, 레저, 관광, 식품,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영업하는 터키의 대기업이다.

한편 사고 여객기 기장은 멜리케 쿠벳이라는 터키 공군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군에서 전역한 뒤 민항기 기장으로 근무했다고 터키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란 항공관제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레이더상에서 사라지기 직전 기장이 고도를 낮춰 운항하도록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공중에서 기체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고 사고 직후 샤흐레코르드 시 부근 자그로스 산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SNS상에 떠도는 이미지에서 확인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이란 당국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DNA 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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