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나들이 하기 좋은 전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2018-03-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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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하 박혜연 기자
이하 박혜연 기자

맑고 따뜻한 나날이 이어지는 봄이다. 지난 10일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열리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남편과 두 아이들을 데리고 전시를 방문한 김윤선 씨도 그 중 하나다. 김 씨는 "자코메티 (전시)를 시카고 박물관에서 한 번 봤다. 옛날에 고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서도 봤던 것인데 워낙 유명하니까 다시 왔다"고 전시 관람 계기를 말했다.

김 씨는 "도슨트 설명을 듣고 보니까 느낌이 남다르다. 글로 읽던 것과는 달리 (자코메티가) 고뇌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카고에는 '걸어가는 사람' 작품이 없었고 그보다 규모가 조금 더 작은 작품들이 있었다"며 "이번 전시는 (작품을) 어두운 밀실에 놓고 스포트라이트를 주니까 고뇌와 슬픔이 좀 더 부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걸어가는 사람' / 이하 전성규 기자
'걸어가는 사람' / 이하 전성규 기자
'로타르좌상'
'로타르좌상'

김 씨 딸 민주(11) 양도 '걸어가는 사람'을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민주 양은 "키가 되게 크고, 중심을 잘 잡는 사람"으로 작품을 기억했다. 한편 '로타르상'을 보면서 민주 양은 "그 사람처럼 (자코메티의) 모델이 되고 싶었다"고 감상을 남겼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김효원(10) 양은 '걸어가는 사람'을 처음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효원 양 어머니는 "자코메티 작품의 앙상한 느낌 때문에 애가 무섭다고 울었다"며 "제가 설명을 잘 못해서 도슨트 설명을 한 번 들어봤는데 도슨트 분이 설명을 잘 해주시고 아이한테 잘 맞춰주신 부분이 있어서 아이가 알고 나니까 재미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효원 양 어머니는 "처음에는 아이가 '엄마, 나 왜 여기 데려왔어. 무서워, 갈래'했다가 도슨트 설명 듣고 나서 다시 한 바퀴 돌고 있는 중이다. 전시 본 지 거의 세 시간 가까이 됐다"라며 만족해 했다. 효원 양은 가장 재밌었던 경험으로 '걸어가는 사람' 주위를 한 바퀴 걸었을 때를 꼽았다.

초등학생 아들과 같이 온 정현규 씨는 "지인이 이 전시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보러 왔다"라며 "자코메티와 주변 인물들 관계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알 수 없었던 자코메티 내면 세계를 알 수 있었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자코메티의 아내 아네트
자코메티의 아내 아네트

이날 자코메티전에는 배우 이영애 씨도 조용히 두 자녀와 남편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돌아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영애 씨 인스타그램에는 전시장 한 켠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 아이들과 '걸어가는 사람 체험 키트'를 만드는 단란한 가족 사진이 올라왔다.

이번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에는 자코메티 전시 사상 최초로 세기의 걸작 '걸어가는 사람'과 자코메티의 유작으로 알려진 '로타르상'의 석고 원본 작품이 들어왔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조각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 삶의 연대기를 따라 작품 발전 양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도슨트 해설과 다양한 영상,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전시라고 입을 모은다. 따스한 봄날, 가족과 함께 자코메티 특별전으로 나들이 한 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