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연극·뮤지컬 팬이 무서워하는 책 제목

2018-03-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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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연극비평집단 시선은 첫 번째 평론집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를 출간했다.

이하 위키트리
이하 위키트리

한 독립 연극 비평 잡지 제목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월 연극비평집단 시선은 첫 번째 평론집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를 출간했다.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는 공연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예매한 좌석을 선택하면 이 문구가 뜬다.

지난 1월 30일 트위터 사용자 A씨는 책 사진을 올리며 "누가 이런 무서운 책 만들죠"라고 말했다. 해당 트윗은 리트윗 1만 5000여 개를 넘기며 SNS에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수 팬과 연극, 뮤지컬 팬이 싫어할 만한 책 표지'라는 소개 글이 올라왔다.

사용자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트위터
사용자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트위터

지난 1월 31일 연극비평집단 시선은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를 홍보했다. 시선 측은 "서울에서 올라가는 젊은/신진 창작자 연극과 인접 공연예술 작품을 주로 리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선 측은 평론집 프롤로그에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제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티켓팅 경쟁이 발생할 만큼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을 다루지 않는다. (제목이) 사기 치는 것 같고 민망하다"라고 썼다. 이들은 '아직 선택되지 않은 좌석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을 달았다.

시선 측은 "우리는 차라리 '아직 선택되지 않은 좌석입니다'라는 문구가 더 부합하는 작품을 다룬다"라고 밝혔다. 시선 측은 "대중적 성공은 바라지도 않고 연극계 내에서 괜찮은 인지도를 얻기까지 갈 길이 남은 젊은 창작자들과 한 해를 살고 싶었다"라며 "그들과 동행하고 발자취를 기록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선 측은 "무대를 꾸미는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당신, 극장에 들어서는 바로 당신"이라며 "여기 당신을 위한 좌석이 아직 선택되지 않은 채 비어 있다"라고 썼다.

시선은 연극을 공부하는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필진으로 ▲김태희(입쎈) ▲장윤정(셰끼스피어) ▲최하은(최홉) 등이 있다.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는 연극비평집단 시선 SNS 계정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시선은 연극계 성폭력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시선은 "이윤택 공연을 거부하겠다. 관람하지도, 평론 대상으로 다루지도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