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해고야"...트윗 보고 경질 알게 된 틸러슨

2018-03-14 07:03

add remove print link

"'넌 해고야(You're fired)' 방식의 해임이 현실에서 실제상황으로 이뤄졌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내가 사임할지 안 할지를 아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됐던 경질설을 일축, 국무장관직 수행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며 한 말이다.

그러나 그는 그로부터 한달이 채 안된 지난 13일 자세한 설명 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통지서'를 받아들며 질풍노도와 같은 1년간의 미국 외교수장 직에 마침표를 찍고 퇴장하게 됐다.

이를 두고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남긴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 방식의 해임이 현실에서 실제상황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이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전 장관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지난 9일 '메신저'인 존 켈리 비서실장을 시켜 그에게 경질 소식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때 만 해도 켈리 비서실장은 구체적 교체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고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미 언론이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보고서야 자신이 '아웃'된 것을 명시적으로 알았으며, 해고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틸러슨 전 장관의 참모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전 장관에게 해임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틸러슨 전 장관은 직 유지를 강하게 원했다"고 전했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차관도 성명을 통해 "틸러슨 전 장관은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따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그 (교체) 이유를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틸러슨 전 장관은 중차대한 외교·안보 이슈에서의 괄목할만한 진전과 맞물려 남아있을 의사가 확고했다"며 "국무장관으로 일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며 아직도 공직이 고귀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경질에 가장 놀란 것은 다름 아닌 틸러슨 본인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켈리 비서실장으로부터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듣고도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대한 의욕을 내비치면서 귀국 일정을 앞당겨 흐름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결국 자신이 재직 기간 줄곧 강조해온 북미대화의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중도에 하차하게 된 셈이다.

중도하차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 연합뉴스
중도하차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 연합뉴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