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 전직 PD “직장 내 성희롱 문제제기했더니 돌아온 건 해고”
2018-03-1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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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이 만난 '미투' 피해자들은 피해자 보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CBS 전직 PD가 자신이 겪었던 직장 내 성희롱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에 가세했다.
지난 13일 MBC 'PD수첩'은 '미투 그 후, 피해자만 떠났다'는 제목으로 방송됐다. 이날 출연한 강민주 씨는 2016년 5월 전남CBS에 PD로 입사했다가 수습기간이 끝난 5개월 후 해고 통지를 받았다.
해고 사유는 '채용 요건 부적합'이었지만 강민주 씨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직장 상사가) 라디오를 듣다가 갑자기 맥락도 없이 '내가 성기에 뭐가 났는데'하면서 자기 성기 얘기를 한참 했다"며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일부러 그러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날엔 여직원 세 사람과 같이 있는데 자기 첫 경험 얘기를 하더라. 자기 게 잘 섰느니 안 섰느니, 남녀 관계는 슬로우가 중요해, 잠자리에서 말이야, 이런 말을 해서 제가 '국장님 그만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민주 씨는 적극적으로 나선 대가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내에서 문제 제기 할 때마다 돌아오는 말은 '당장 해고해도 너는 문제 없는 신분이다. 어디 노동청에 가서 네가 억울하다고 해도 아무도 안 들어준다. 너 같은 애 없었다. 너 진짜 이상한 애다. 조직을 시끄럽게 만든다' 이런 얘기였다"고 말했다.
본사 감사 결과 성희롱 사실이 밝혀져 전남CBS 보도국장과 본부장이 징계를 받았지만 강민주 씨는 전남CBS 이사에게 "네가 다 날려버리고 여기 돌아올 수 있겠냐. 우린 또 자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서울여성노동자회 분석에 따르면, 2017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359명 중 60%가 피해 사실을 밝힌 뒤 집단 따돌림이나 업무 배제, 해고 등 불이익을 당했다. PD수첩 제작진이 만난 '미투' 피해자들은 피해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