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하일지 “동백꽃 점순이도 성폭행했다...미투해야겠네” 논란

2018-03-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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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 교수는 강의에서 “점순이가 남자애를 성폭행한 거다.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동덕여대 총학생회 공식 페이스북

소설가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인 하일지(임종주·62) 씨가 강의 도중 미투(Me Too) 운동과 성폭력 피해자를 비하하는 듯한 언행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동덕여대 재학생 커뮤니티 게시판에 하 교수 수업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하 교수가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고 김유정(1908-1937) 소설 '동백꽃'을 강의하며 비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하일지 교수는 강의에서 "처녀(점순이)가 순진한 총각을 X먹으려고 하는 내용"이라며 "점순이가 남자애를 성폭행한 거다.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물에는 하 교수가 안희정(52) 전 충남지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적었다. 그는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와 진실공방을 벌인 거면 사람들이 관심 안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학생이 "실명으로라도 폭로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자 “결혼한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라며 “질투심 때문에 고발했다”라고 답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강의 후반에도 하 교수가 비하 발언을 이어갔다고 적었다. 하 교수는 강의 후반에 한 학생이 강의실을 나가자 “방금 나간 학생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해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라며 “타인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15일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동덕여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하 교수는 이른바 꽃뱀 프레임을 이용해 2차 가해를 저질렀다. 미투 운동 의도를 비하하는 조롱을 일삼았다"라고 비판했다.

하 교수는 SBS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업 발언은) 2차 가해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다. (피해, 가해와 관련해) 흑백 논리에 빠져서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그럴 마음이 없다"라고 답했다.

하일지 교수는 1990년 소설 '경마장 가는 길'로 등단했다.

home 변준수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