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구글 메인에 '한복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2018-03-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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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여자 의사 '에스더 박'을 기념하는 구글 메인 화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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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여자 의사 '에스더 박'을 기념하는 구글 메인 화면이 등장했다. 16일 구글 메인 화면에는 '김점동 박에스더 생일 142주년'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복을 입은 여성 캐릭터가 게재됐다.

에스더 박의 본명은 '김점동'. 1876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점동 씨는 아버지를 따라 여자들을 위한 학교인 이화학당에 입학했다. 당시 사회는 여성들의 신교육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이화학당은 주로 가난한 아이들이 입학했다.

영어에 소질을 보인 그녀는 졸업 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문병원인 '보구여관'에서 통역을 맡았다. 당시는 여성들이 병에 걸려도 아픈 부위를 남자 의사들에게 보이길 꺼렸다. 이런 이유로 이화학당은 여성들을 위한 전문병원을 세운 것이다.

이곳에서 여의사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을 만난 김점동 씨는 의사의 꿈을 품게 됐다.

김점동 씨는 남편 박유산 씨와 결혼한 뒤 이름을 세례명과 남편의 성을 따른 '에스더 박'이라고 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1895년 미국으로 건너가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에스더 박의 남편 박유산 씨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 아내를 뒷바라지했다. 그는 농장과 식당에서 일하며 아내가 공부할 수 있게 도왔다. 그러나 아내가 졸업하기 2개월 전 폐결핵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만다.

에스더 박은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 의사가 됐다.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에스더 박은 많은 환자를 돌보았다.

특히 에스더 박은 여성 환자들을 고치기 위해 열성을 다했다. 당시 서양 의술을 배운 사람은 남자 의사뿐이었다. 제대로 된 의사 한번 만나보지도 못하고 죽어갔던 여성 환자들을 위해 에스더 박은 직접 무료 진료를 다니기도 했다.

에스더 박의 뛰어난 의술은 입소문을 탔다. 그녀는 평양의 여성치료소인 광혜여원, 로제타가 세운 기홀병원 등을 거치며 많은 환자를 만났다.

환자들을 돌보며 자신을 혹사했던 에스더 박은 1910년 4월 남편과 같은 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35세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에스더 박은 살아생전 많은 생을 구하고 죽은 후에도 큰 유산을 남겼다.

에스더 박의 스승인 로제타 가족은 에스더 박과 각별한 사이였다. 생전 에스더 박을 이모처럼 따랐던 로제타의 아들 셔우드 홀은 그녀를 기리기 위해 '크리스마스 실'을 만들었다.

셔우드 홀의 일가 3대는 한국을 도왔고 셔우드 홀은 폐결핵 전문 요양소를 세워 우리나라 결핵 환자들을 위해 큰 힘을 쏟았다.

home 박송이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