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을 직접 보면 감동이 전해져 온다” 자코메티전 관람한 김영종 종로구청장

2018-03-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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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구청장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걸어가는 사람'을 꼽았다.

이하 전성규 기자
이하 전성규 기자

"누구라도 와서 꼭 봤으면 좋겠다."

김영종(65) 종로구청장이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을 관람하고 남긴 말이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자코메티 특별전에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종로구청 직원들과 함께 단체관람을 왔다. 김영종 구청장은 "자코메티는 몇 년 전에 한 번 접해보고 나서 꼭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게 돼서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영종 구청장과 서른 명 정도 되는 종로구청 직원들은 김찬용 도슨트 안내에 따라 한 시간 남짓 자코메티 전시를 관람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직원들과 단체관람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직원들과 작가의 훌륭한 감성을 같이 느끼고 공공 건축이나 조경, 시설로 주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종로구청 측은 위키트리에 "이번 자코메티 전시는 단체관람을 신청한 직원들이 무려 57명이나 됐다"라며 "이번 주와 다음 주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직원들이 단체관람을 한다. 인원이 너무 많으면 다른 일반 관람객들도 그렇고 직원들에게도 제대로 된 관람이 어려울 것 같아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자코메티 작품 중에서도 특히 마지막에 전시된 걸작 '걸어가는 사람(Walking Man)'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걸어가는 사람'이 놓인 묵상의 방에서는 어두운 밀실 한 가운데에 놓인 작품이 작은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받으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바닥에 앉아 한참 동안 작품을 마주하며 조용히 감상에 젖었다.

'걸어가는 사람 Ⅱ' (1960)
'걸어가는 사람 Ⅱ' (1960)

'걸어가는 사람'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가 말년인 1960년에 완성한 대작이다. 크기가 180cm가 넘지만 걷는 사람의 형태가 최소한으로 구현돼 있어 앙상하고 가녀린 느낌을 준다. 살을 덧붙이지 않고 오히려 계속 덜어내는 자코메티 조각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정부 공식 인증을 받은 자코메티 파리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액이 3800억 원에 달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런 게 보이는 것 같다"라며 "인생은 왜 힘들까, 가다가 주저앉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계속 걷기도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계속 보게 된다. 예전에 신문에서도 많이 소개가 됐지만 실물을 직접 보니 그 감동이 전해져 온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말했다.

종로구청 박진애 능력개발팀장도 '걸어가는 사람'을 보며 울컥했던 심정을 전했다. 박진애 팀장은 "학부 때 조각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해 저한테는 익숙한 작품"이라며 "이런 귀한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보면서 너무 공감이 가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거기에 써 있던 것처럼 나도 (인생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야 된다는 생각에 '걸어가는 사람' 뒷모습이 남의 뒷모습 같지 않아서 가슴이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종로구청장 수행비서인 서랑 팀장도 짤막하게 전시 소감을 남겼다. 그는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단순히 예술성만 보인 게 아니라 인생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경험을 실처럼 촘촘히 엮어서 작품에 투영시켰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시대 훌륭한 예술가들과 차별되는 세계도 느껴졌다"고 전했다. 서랑 팀장은 전시를 감상한 뒤 자코메티 책자와 도록, 기념품들을 한아름 구입해 두 손 가득 들고 돌아갔다.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종로구청 직원들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종로구청 직원들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20세기 대표 거장으로 꼽히는 조각가이자 화가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후 삶과 죽음, 인간 존엄성에 대해 깊이 탐구했던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1억 달러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조각상은 자코메티 작품들 뿐이다.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은 자코메티 작품들이 공개된 국내 최초 전시일 뿐만 아니라 자코메티 예술혼이 집약된 걸작 '걸어가는 사람'과 유작 '로타르Ⅲ' 석고 원본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됐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자코메티 특별전은 오는 4월 15일까지 열린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