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청년 목숨 앗아간 붕괴사고…18m 높이 작업대 무너져

2018-03-1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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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작업대 더미에는 사람이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너진 고소 작업대 / 이하 연합뉴스
무너진 고소 작업대 / 이하 연합뉴스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전차에서 포를 쏘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내려다보니 이미 아수라장이었어요"

19일 고소 작업대 붕괴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삼성전자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다른 작업을 하던 A씨는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물류창고 지붕 위에서 시설 설치 작업을 하던 A씨가 굉음을 듣고 지붕 창문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작업대는 이미 모두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그는 "곧바로 무전기에서 '전 인원 집합하라'는 지시가 들렸고 하청업체마다 인원 체크를 한 뒤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했다"며 "무너진 작업대 더미에는 사람이 갇혀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무너진 작업대는 사고 이전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공사현장이 외벽으로 둘러싸이지 않고 일부 외부에 노출된 공간이 있어 이날 비바람이 강하게 불자 몇몇 근로자들은 작업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사망한 김모(23)씨에 대해서는 "천장, 지붕 등 각 부분마다 담당 하청업체가 달라 알지 못하지만 대학생이 숨졌다라고만 들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오후 2시 16분께 발생한 사고는 숨진 김씨를 비롯해 천장 전기조명 등을 설치하던 근로자 5명이 서 있던 높이 18m, 길이 30m짜리 철골조 작업대 상판을 받치던 5개의 기둥 가운데 1개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사망한 김씨와 곽모(37)씨 등 부상자들은 하청업체 3곳에 각각 소속된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청업체 측은 "좀 전에 연락을 받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재 사고 현장에서 30여m 떨어진 물류창고 공사장 출입문은 철제펜스가 설치되고 보안담당 직원이 배치돼 출입이 통제됐다.

근로자들은 대부분 철수하고 경기도 기동안전점검단과 경찰이 남아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사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수습하는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 조사 등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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