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생회 "하일지 교수 사직서 무책임해...파면 요구한다" (전문)

2018-03-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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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저지른 성추행을 사과하기는커녕 피해자 신상 노출 우려가 있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동덕여대 홍보팀
동덕여대 홍보팀

동덕여대(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하일지(임종주∙62) 교수를 규탄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교수 파면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하일지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게재했다. 총학생회는 "하일지 교수 2차 가해를 규탄한다"라며 "피해자 보호를 요구한다"라고 썼다. 총학생회는 "하일지 교수 파면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하일지 교수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을 사과하기는커녕 피해자 신상 노출 우려가 있는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라고 썼다. 총학생회는 "학생들 '미투' 운동이 무례하고 비이성적이라는 말도 했다"라며 "그는 지금까지 했던 발언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총학생회는 '하일지 교수 파면과 피해자 보호를 요구하는 동덕인 서명'을 받고 있다. 참여 기한은 오늘(21)까지다.

21일 총학생회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하일지는 기자회견에서 웃으면서 학생들을 조롱했다. 성추행 피해자와 나눈 메일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도 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는 학생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학교에 하일지 파면을 요구하는 서명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학생들에게 한마디 공유를 안 하는 학교를 보며 우리가 학교 구성원인데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인권센터 설립을 요구하겠다"라고 했다.

관계자는 "우리는 하일지가 강의에서 소설 '동백꽃' 이야기를 하고 안희정 전 도지사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에만 분노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그가 강단에서 했던 모든 여성, 장애인 혐오 발언과 반인권적 발언에 분노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일지 교수는 수업 도중 '미투' 캠페인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비판받았다. 이후 하일지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19일 하일지 교수는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수업 중에 여성 혐오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반박했다. 하 교수는 이 과정에서 논란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돌리는 듯한 말을 했다. 그는 "학생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렇다. 어려서 그렇다"라며 "학생들이 인간 사회 이치에 대해 이해한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하 교수는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한 일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작가로 돌아가겠다"라고 밝혔다.

총학생회 입장 전문

하일지 교수의 2차 가해를 규탄하며 피해자 보호를 요구한다.

하일지 교수의 무책임한 사직서 수리를 반대하며, 그의 파면을 요구한다.

오늘(19일) 오후 2시, 하일지 교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하일지 교수가 이날 보여준 행위는 동덕여자대학교 학우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으며,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을 사과하기는커녕 피해자의 신상노출 우려가 있는 보도 자료를 배포함으로써 2차 가해를 저질렀다.

하일지 교수의 무책임한 사직서 수리를 반대하며, 그의 파면을 요구한다.

하일지 교수는 해당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미투운동이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학내에서 ‘강의’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여자애들은 (성적인) 경험이 없을수록 글이 별로다.’ ‘나는 너같이 여류작가 냄새가 나는 것들을 혐오한다.’, ‘누가 이런 장애인에게 성욕을 가지냐. 이런 기괴한 모습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와 성관계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한다.’ 등의 수많은 비이성적 발언들과 여성을 대상화하는 무례함을 저질렀음에도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하일지 교수는 자신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비이성을, 무례함을, 권력을 등에 업고 저질렀던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인해 고통 받은 많은 학생들의 상처를 무시했다. 그의 사직서 제출은 자신이 행한 성희롱, 성추행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어떤 책임도지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태도이다.

학교는 하일지 교수의 무책임한 사직서를 절대 수리해서는 안되며, 그가 저지른 반인권적 발언들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

하일지 교수의 2차 가해를 규탄하며 피해자 보호를 요구한다.

하일지 교수는 19일 오후 2시 진행된 기자회견 자리에서 ‘보도 자료’라고 하며 문예창작과 13학번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일을 배포하였다. 피해자는 자신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일지 교수는 해당 학생이 누구인지 추측 가능한 자료를 기자들과 학생들에게 배포함으로써 또다시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

미투 운동은 지금까지 억눌려 왔던 여성들의 인권 투쟁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성폭행으로 고소한 김지은씨에 대해 하일지 교수가 막말을 해댄 것처럼 아직 우리 사회는 ‘자기 소신’이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자행한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로서 기득권, 권력층으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하일지 교수는 피해 학생의 신상 정보 유출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이 해당 자료를 배포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입을 막고, 미투 운동을 막고 있다.

이에 하일지 교수가 또다시 자행한 2차 가해를 규탄하는 바이며, 해당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이에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요구한다.

하나. 학교는 하일지 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해서는 안 되며 그가 저지른 반인권적 발언들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하나. 학교는 하일지 교수의 2차 가해를 인지하고, 해당 피해자를 적극 보호하여야 할 것이다.

2018년 3월 19일

민주동덕 제51대 총학생회 ‘We DWU’

*서명링크: http://bit.ly/2HOwYx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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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