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 서른살 딸 상무 선임

2018-03-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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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최근 창업주인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의 서른살 딸을 상무로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이스타항공이 최근 창업주인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의 서른살 딸을 상무로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은 19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지낸 뒤 이달 5일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했다.

아버지를 배경으로 갓 서른에 임원에 오른 이 씨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5일자로 이 이사장의 장녀 이수지 씨를 상무로 채용하는 내용의 임원 선임 인사를 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씨는 1989년생이다. 올해 만 나이로 29세,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 씨는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국내 한 대기업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5년에도 이 씨에게 사외이사를 맡겼다가 오너 일가가 대주주와 이사회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 자리에 앉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자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57.7%를 가진 이스타홀딩스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이사장의 두 자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이수지 씨는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에도 올라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창업주인 이 이사장이 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내세웠지만, 자녀들을 통해 경영에 우회적으로 관여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번 인사를 두고도 장녀에게 본격적으로 경영을 승계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장녀를 임원에 앉힌 날 이 이사장이 제17대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이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중소기업에 희망을, 벤처기업에 날개를, 청년에게 일자리와 꿈을 주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인사가 청년들에게 공정치 않은 인사로 비칠 소지가 크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 익명 게시판 앱(App) '블라인드'에는 갓 서른이 된 이 씨를 상무로 임명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상무는 사외이사 경험 등으로 회사 사정에 밝고, 해외 우수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인재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며 "역량을 살려 앞으로 해외 네트워크 구축 등 신규시장 개척과 홍보, CI(기업이미지) 통합작업 등 업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연합뉴스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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