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첼과 굴라쉬,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매력

2018-03-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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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 속 슈니첼과 굴라쉬는 어떤 메뉴?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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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돈스파이크와 차오루가 운영하는 돈차식당이 연일 화제다.

이들 두 사람이 팔고 있는 메뉴는 이름도 생소한 슈니첼과 굴라쉬인데,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데는 방송이라는 특수성 말고도 다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낯설지만 친근한’ 메뉴로 새로운 도전을 꺼리는 손님도, 이국적인 맛을 즐기는 손님도 함께 만족시킨다는 점이다.

우선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의 명물 요리로 알려진 슈니첼은 알고 보면 7080 세대들의 별미 돈까스의 원류이다. 슈니첼의 겉모습을 보면 얇고 큼직한 고기에 튀김옷은 얇은 편이다. 기름에 푹 담가 튀기는 대신 적은 양의 기름을 팬에 두르고 부쳐낸다.

이런 특징은 요즘 유행하는 일식 돈까스보다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된 돈까스 형태와 오히려 닮았다.

우리나라 양식당에서는 두툼한 고기가 잘 익지 않는다는 이유로 얇게 써는 경우가 많았고, 식용유를 아끼기 위해 튀김옷은 적게 하고 부치는 방식을 택했다. 일반 가정에서 해먹는 돈까스도 이 형태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그 결과 낯선 유럽의 원조 돈까스는 한국인이 기억하는 옛 맛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다만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비너 슈니첼은 돼지고기가 아닌 송아지 고기를 사용하며 비칠 정도로 얇게 두드려 편 고기에 간은 좀 더 짜다.

비너 슈니첼에 곁들이는 음식으로는 감자튀김과 샐러드가 있으며 뜨거운 버터와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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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가지 메뉴인 굴라쉬 역시 맛이나 조리법이 경양식집에서 흔히 나오던 야채수프와 큰 차이가 없다.

굴라쉬의 원조는 헝가리이지만 합스부르크 왕가 지배의 영향인지 오스트리아 등 독일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카레를 만들 때와 비슷하게 쇠고기 양지머리에 감자, 양파, 샐러리, 토마토 등을 네모지게 썰어 푹 끓여내는데 집시나 목동들이 야외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야채수프보다는 고기며 부재료가 훨씬 많은 이 요리는 붉은빛의 파프리카와 향신료 캐러웨이로 독특한 향과 색을 낸다.

빵이나 파스타를 곁들여 먹는데 살짝 칼칼한 맛이 나며 밥을 말아 먹어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참고로 최초의 독일 유학생인 전혜린 작가는 매운 맛이 그리워 질 때마다 헝가리 사람이 운영하는 굴라쉬 가게를 찾았다고 한다.

두 요리 모두 레시피는 크게 어렵지 않으니 돈차식당 앞에서 몇 시간씩 줄 서기가 부담스럽다면 인터넷의 힘을 빌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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