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불치병 환자 안락사 합법화… 미국에서 6번째

2018-03-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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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2명이 환자의 증상과 이들이 자발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하와이 주도 호놀룰루 도심 / AP=연합뉴스
하와이 주도 호놀룰루 도심 /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하와이 주가 29일(현지시간) 의사 도움을 받은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승인, 미국에서 6번째로 안락사를 허용한 주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와이 주 상원은 하원을 통과한 안락사 합법화 법안 을 표결에 부쳐 23대 2로 가결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안락사 약물을 처방해달라는 불치병 환자들의 요청을 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법안에 따르면 의료진 2명이 환자의 증상과 이들이 자발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상담사는 환자가 치료 부족이나 우울증에 시달리지는 않는지를 판단한다.

환자는 20일 간격으로 안락사 약물 처방을 2차례 구두로 요청하고, 가족이 아닌 사람 1명을 포함한 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면 요청에도 서명해야 한다.

환자의 안락사 요청에 간섭하거나 안락사 약물 처방을 강요하는 사람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안에 마련된 이 같은 안전장치를 두고 하와이 주지사실의 포드 후치가미 행정 담당관은 "악용을 최소화하기에 충분하다"며 "이 법안은 불치병 환자들이 언제 어떻게 생을 마감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서면 증언에서 밝혔다.

그러나 안락사 합법화에 반대하는 이들은 법안이 빈곤층, 고령자, 장애인 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와이 시민단체 '하와이 가족포럼'은 서면 증언에서 이 법안이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면 삶을 일찍 끝내야 한다는 은근한 압력을 어르신들에게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미국에서 안락사를 허용한 주는 하와이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버몬트, 워싱턴 6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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