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색 커버' 쓰고 사라졌던 여성... 8일간 부산 금정산서 겪은 일

2018-04-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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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서 발견된 김 씨가 경찰에 털어놓은 말이다.

자주색 천을 뒤집어 쓰고 있는 김모 씨 / 부산 금정경찰서
자주색 천을 뒤집어 쓰고 있는 김모 씨 / 부산 금정경찰서

부산에서 집을 나간 뒤 실종됐던 여성 김모(22) 씨가 지난 3일 부산 금정산에서 발견됐다. 실종 8일 만이었다. 김 씨는 금정산에서 있었던 일을 경찰에 털어놨다.

김 씨는 "계곡에 있는 큰 바위 밑 움푹 들어간 곳에서 추위를 피해 잠을 잤다"며 "주변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따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김 씨 상태에 대해 "여드레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데다 씻지도 않아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며 "얼굴도 너무 시커멓게 변하는 등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언론에 노출을 안 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를 부산 소재 한 병원에 입원시키고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다. 이후 구체적인 그간의 행적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 씨는 지난달 27일 밤 어머니와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집을 나왔다. 그러던 중 계단에 휴대전화를 놔둔 채 사라졌다. 김 씨는 당시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자주색 천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김 씨 동생은 SNS에 언니 사진을 올린 뒤 "언니가 마음에 병이 있다"며 "차림이 수상쩍고 이불 같은 천을 뒤집어써 무섭기도 하지만 보시면 꼭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