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분당 딛고 천당 보나

2011-04-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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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가 '천당 아래 분당'에서 드디어 '천당'을 맛봤다. 27일

손학규가 '천당 아래 분당'에서 드디어 '천당'을 맛봤다.

27일 실시된 4.27 재보선에서 분당구민들이 손학규의 '손'을 번쩍 들어줬기 때문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실시된 4.27 재보선 선거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누르고 분당을의 새로운 국회의원으로 거듭 태어났다.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곳에서의 승리였기에 기쁨은 두배였다.

3선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출신의 그였지만 이번 분당乙에서의 승리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처음으로 야당의 이름을 걸고 나간 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당선'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은 비난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그는 통합민주당 대표의 신분으로 종로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결과는 사뭇 달랐지만 그 당시의 손학규도 지금의 손학규와 비슷한 점은 있었다.

그는 당시 종로 유세 현장에서 "50년 전통의 정통 민주세력은 대선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 막 산소호흡기를 뗀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세력이 살아나는 일이라면 어떠한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과감히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자기 희생'을 출마의 명분으로 삼았다.

이번에도 손 대표는 또 다시 '자기 희생'을 무기 삼았다.

손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 앞서 "분당乙에 정 안되면 나라도 나가야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며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이날의 기쁨이 있기까지 손 대표의 삶은 말 그대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야권을 하나로 뭉쳐내기 위해 한나라당 탈당을 결행했지만 결국 대통합민주신당 당내 경선에 져 대선 후보로 나서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분당에서의 승리로 한꺼번에 떨쳐냈다. 적진 한가운데에 단기필마로 출마해 승리를 거머쥔 손 대표는 향후 당내 장악력은 물론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일부 민주당원들 사이에 공유되던 '손학규는 한나라당 태생'이라는 인식도 깔끔하게 지워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세상이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이다.

"깊은 산중에서 밤을 지새보면 어둠은 끝날 것 같지 않고 들리는 것은 거센 바람소리뿐이지만 문득 동쪽 하늘히 환하게 열리는게 세상의 이치다"

누가 갑자기 지어낸 말도 아니고 손 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했던 말이다.<노컷뉴스 제공>

home 편집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