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해외 나가겠다더라"...'미스티' 결말 언급한 김남주

2018-04-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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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욕을 많이 먹지 않았나. 어쨌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간 것도 ‘미스티’의 색깔이다."

이하 더퀸
이하 더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등장은 고혜란이었다. 모두가 그를 주목했다. 마치 ‘뉴스나인’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고혜란을 보듯이. 김남주(46)는 주변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는 힘이 있었다. 지금 그는 고혜란과 김남주를 딱 반씩 섞어 놓은 듯 했다. 그의 표현을 빌려 김남주는 ‘주눅들기 쉬운’ 성격이었다는데, 고혜란을 만난 후 조금은 달라졌다. 고혜란의 당당함과 김남주의 솔직함이 더해져 김남주 인터뷰는 ‘최근에 이렇게 솔직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나’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드라마는 할 때 마다 ‘대박’이었다. MBC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까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6년 만에 안방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이 JTBC ‘미스티’다. 김남주는 6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외적인 변화부터 성공과 명예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공지향적’인 인물의 내면, 그러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자세로 고혜란을 완성했다. ‘인생캐릭터’를 만들고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또 한 번 흥행을 이뤄 ‘역시 김남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Q. ‘미스티’를 잘 마무리했는데 어떻게 지내나.

“촬영 마치고 2주 정도 지났다. 아직까지는 다들 고혜란의 모습을 원하는 분들이 있어서 고혜란 같은 모습이 나온다. 하다 못해 아이들 학교 학부모들이 ‘고혜란처럼 하고 오지 않을 거면 학교 오지 말라’고 하더라.(웃음)”

Q. 주변의 뜨거운 반응을 체감하나.

“큰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너는 범인 누군지 알지’ 물어보면서 이메일로 알려 달라고 했다더라. 드라마 3부까지 19금인데 아이가 다 본 것 같다. 방송 기준으로 야한 거지 사실 크게 야한 장면은 없어서 다 본 것 같다. 이후 재판 장면 나오는 것도 다들 재미나게 보더라.”

Q. 범인은 미리 알고 있었나.

“배우들은 처음부터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다들 재미있게 보시라고 주변에 어느 분에게도 말씀 드리지 않았다. (남편인) 김승우씨는 대본이 오면 가장 먼저 보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Q.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연달아 흥행을 했는데 종합편성채널은 처음이다. 시청률 부담은 없었나.

“오히려 시청률 부담이 덜 했다.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할 때 더욱 부담스럽다. 시청률이 다소 안 나오더라도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면 돼서 덜 부담스러웠다. ‘미스티’라는 작품은 jtbc에서 방송돼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jtbc ‘뉴스룸’이 유명하지 않나. 손석희라는 앵커 이미지와 ‘미스티’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jtbc로 편성되기 전에 다른 방송국과도 논의했는데 ‘너무 야하다’ ‘덜어내자’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변하면 우리 드라마 색깔이 잘 안 살 것 같았다. ”

Q. 6년 만에 촬영장에 돌아왔다. 방송환경이 달라지지는 않았나.

“엄청 바뀌었다. 일단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웃 음) 인사를 받는 입장이 됐다. 또 배우를 엄청 예쁘게 찍어주더라. 마이크같은 것이 찍히면 CG(컴퓨터 그래픽)로 지우기도 하고. 연기자에 대한 배려가 많아진 것 같다. 감정을 깨지 않으려고 카메라를 옮겨가면서 찍더라.”

Q. ‘미스트’에 대한 호평은 어땠나.

“대본을 보고 잘 될 것 같았다. 드라마는 작가 작품이라고 하지 않나. 스토리가 워낙 탄탄해서 잘 되겠다고 생가했는데, 내 예상보다 폭발적인 반응을 주셔서 ‘나는 천운을 타고 태어났다’ 싶었다. (웃음) 우리도 당황스러웠다. 남편도 잘 될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고혜란 캐릭터가 뜰 줄 몰랐다고 하더라. 장르드라마라 시청률은 예상을 못 해서 장난으로 모완일 PD에게 ‘망하면 네 탓’이라고 한 적도 있다. (웃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격정 멜로’라고 해서 불륜드라마인가 멜로드라마인가 걱정을 했는데 막상 방송을 시작하니, 단지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응원하고 호평해주셨다. 티저 예고편을 보는데 잘 될 것 같더라. 가슴이 뛰고 너무 떨렸다.”

Q. 늘 드라마를 할 때마다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jtbc는 연말 시상식이 없어서 아쉽지 않나.

“그러나, (호평으로) 보상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우리 드라마가 백상예술대상 후보에는 오르지 않겠나. (웃음)”

Q. 대본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일단 재미와 공감. 공감이 안 가면 나도 연기하기 쉽지 않다. ‘얘가 여기 왜 있어?’ ‘이런 말을 왜 해?’ 싶은 것들. 화가 날 때가 있다. ‘미스티’는 4부까지 봤는데 ‘죽이더라’. (웃음) 5부가 걱정됐는데 김승우씨가 대본을 들고 재밌다고 하더라.”

Q. 강태욱이 범인인 결말을 두고 시청자의 반응이 엇갈렸다. 결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세련됐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드라마와 달리 파격적인 결말을 쓸 수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르 드라마다운 결말이다. 그런데 나는 고혜란과 강태욱이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그렇게 큰 줄 몰랐다. 그만큼 실망하신 것 같다. 나도 최종회 대본을 받고 눈물이 났다. 임태경씨와 지진희씨와 연기를 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서 얼굴을 제대로 못 보겠더라.”

“강태욱이 범인이라는 힌트가 중간에 나와도 시청자는 그걸 눈치채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15회 마지막에 강태욱이 자신이 범인이라고 시인을 하는데도 오중석 사진작가한테 연락이 왔다. ‘누나 이제 말 해줘도 되잖아. 누가 범인이야?’라고 하더라. 정말 압권이었다. 본인이 실토를 해도 믿고 싶지 않다니.(웃음) 배우들 다 같이 최종회를 봤는데 작가가 ‘나는 이제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작가가 욕을 많이 먹지 않았나. (웃음) 어쨌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간 것도 ‘미스티’의 색깔이다. 그동안 없던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Q. 고혜란의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드라마가 한 여자의 성공기를 그리는 드라마는 아니어서 뒷부분에 (고혜란이 행복하다는) 사이다 결말이 없지 않나. 그걸 방송이 흘러가면서 더욱 느낀 것 같다. 고혜란의 행복을 두고 작가가 묻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고혜란처럼 치열하게 살고 지독하게 사는 것이 행복인가.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까지 지워가면서 극악스럽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하지 못 하는 것을 하는 모습에서 멋있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Q. 모델로 삼은 앵커가 있나.

“우리 세대의 여자 앵커라고 하면 백지연, 김주하가 있다. 두 사람이 제일 카리스마 있는 앵커다. 또 ‘뉴스룸’을 애청하면서 손석희, 안나경 앵커도 있다. 내가 흉내를 잘 내는데 여러 앵커들의 모습을 흉내낸 것 같다. 고혹적이고 섹시하며 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똑단발보다는 웨이브 헤어를 했고, 스키니한 몸을 만드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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