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메티 전시, 10대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5가지 이유

2018-04-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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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앞으로 3일 남았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앞으로 3일 남았다. 호평 속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자코메티 특별전은 오는 15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전시인 만큼 10대 청소년에게도 자코메티전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는 다분하다. 여기 10대에게 자코메티 전시가 좋은 이유를 꼽아 정리해봤다.

1. 자코메티는 대학 모의논술 문제로도 나왔다.

이하 이화여대 2018모의논술고사(인문1) 출제문
이하 이화여대 2018모의논술고사(인문1) 출제문

제시된 글에서 자코메티 작품은 “거추장스러운 육신, 물질적인 질감을 완벽하게 제거하여 철저한 고독자로서의 인간의 속성을 처절하게 재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글로만 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실제 작품을 눈으로 보며 자코메티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작업했는지 알게 된다면 실존주의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하 전성규 기자
이하 전성규 기자

2. 진로와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고등학교 3학년 장연주 씨는 지난달 11일 자코메티전을 찾았다. 그는 전시장 곳곳에 인상 깊은 구절이 많았다며 열심히 메모해 놓은 쪽지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인간 영혼의 무게에 비하면 영혼을 담고 있는 육체는 너무나 가볍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연주 씨는 “요새 고3이라고 하니까 진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봤다”라며 “저는 앞으로 장애학이나 노인복지학 쪽을 더 많이 공부해보고 싶다. 우리나라에 아직 장애학이라는 학문이 없는데 그걸 도입하는 게 제 목표다. 주위 사람들은 ‘무슨 그런 게 목표냐, 그냥 편하게 로스쿨 같은 데 들어가면 되지, 뭐 그런 도전을 하려고 하냐’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알베르토 자코메티도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고 하지 않나. 그걸 되게 많이 느꼈다. 주위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간에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고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일단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용기를 많이 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코메티 파리 재단 제공
자코메티 파리 재단 제공

3. 해설이 풍부해 잘 모르고 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전성규 기자
전성규 기자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생소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아직 미술사적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더욱 어려울 법 하다.

자코메티 특별전은 풍부한 텍스트로 자코메티가 생전 어떤 경험을 했는지, 주변 사람들과 관계는 어땠는지 등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모르면 그냥 지나칠 법한 것도 알고 보면 더 재미날 수 있다.

박혜연 기자
박혜연 기자

도슨트 안내와 오디오가이드 해설도 준비돼 있다. 특히 자코메티전은 도슨트 평이 좋아 일부러 도슨트 해설을 듣기 위해 시간 맞춰 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혼자 여유롭게 작품을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면 뮤지컬 배우 남경주 씨와 김찬용 도슨트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가이드 이용을 추천한다.

4. 마지막 다섯 작품은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이하 전성규 기자
이하 전성규 기자

코바나컨텐츠는 최근 ‘로타르상’과 ‘걸어가는 사람’을 포함해 사진 촬영이 가능한 작품 수를 마지막 5개로 늘렸다. 작품 소유권을 갖고 있는 공식 자코메티 파리 재단과 긴밀한 협의 끝에 나온 결과다. 사진으로 작품을 직접 보며 감상했던 경험을 기록하고, 주변 친구들과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걸어가는 사람’이 놓인 묵상의 방에서는 작품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방 한 가운데 놓인 작품 주변을 천천히 걸으면서 작품이 주는 아우라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유리나 다른 장벽 없이 바로 작품을 대면할 수 있도록 작품을 전시한 것은 자코메티 파리 재단 측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5. 엽서부터 배지, 포스터, 에코백 등 소장 욕구 부르는 기념품이 많다.

자코메티 특별전이 열리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에는 기념품샵이 있다. 비싼 도록은 엄두내지 못하더라도 엽서나 연필, 에코백, 작은 일러스트 포스터 등 소장할 수 있는 저렴한 기념품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이하 코바나컨텐츠 인스타그램
이하 코바나컨텐츠 인스타그램
이하 전성규 기자
이하 전성규 기자

자코메티와 친하게 지냈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과 작가 장 주네(Jean Genet)가 쓴 책들도 이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장 주네는 저서 ‘자코메티의 아틀리에’에서 자코메티와 함께 나눴던 대화들, 그의 작업실에서 느꼈던 소회 등을 적고 있다. 자코메티 작품 감상 여운을 더 진하게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 만 하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