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가 뜨면 비상... 비행 중인 기장에게 계속 메시지해”

2018-04-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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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끼리 농담으로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가운데)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오) / 연합뉴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가운데)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오) / 연합뉴스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전 기장이 총수일가 갑질에 대해 폭로했다.

17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대한항공에서 기장으로 7년간 재직했다는 A씨가 출연했다.

A씨는 논란이 된 조현민 전무 음성파일에 대해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며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총수 일가가 항상 그래 왔다는 걸 다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조 전무가) 고성을 지르면서 일하는 게 자주 있는 일이냐"는 질문에 "조 전무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무슨 통과의례처럼 항상 고성을 지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승무원과 기장 등 비행 업무를 하는 직원에 대한 갑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현민 전무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날이면 온 부서가 비상이 걸린다"며 "손님들이 탑승하고 있는데 거기서 지점장을 세워놓고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거나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게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비행 중인 기장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서 회장님 탄 비행기가 혹시라도 지연이 될까 봐 과도하게 소위 말하는 케어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 중 메시지를 수신하느라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울 정도라며, 동료들끼리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도 안 하겠다"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17일 경찰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며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조 전무 측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