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먹던 '두유' 끊은 이유”

2018-04-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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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GMO 대량 수입국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다.

이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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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 “유전자변형작물(GMO)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서요”

A씨는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꾸준히 먹던 두유를 최근에 끊었습니다. 두유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콩, 그리고 옥배유(옥수수기름)가 ‘수입산’이라고 표기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부, 간장, 대두유… 콩은 참 다양하게, 그리고 흔히 쓰이는 작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콩 자급률은 2016년 기준 25%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이 수입산 콩인 겁니다.

A씨의 불안감은 이 수입산 콩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005∼2007년 농산물 등을 대상으로 한 식약처 검사에서 두부 제조용 미국산 콩 검체 39건 전부에서 GMO가 검출된 바 있습니다.

기후 변화 등에 대비한 미래 식량 개발과 빈곤층 식량난 해소 등을 이유로 지난 20여년 간 개발되어 온 GMO. 그러나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는 인식으로 유해성 논란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GMO 대량 수입국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국내로 수입된 콩, 옥수수 등 GMO 농산물은 모두 961만t에 달합니다. (출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인화 의원)

GMO 농산물은 대부분 CJ, 대상 등 식품 대기업이 수입했는데요. 이들 업체는 GMO 농산물로 전분, 물엿, 과당, 곡류 가공품, 두유, 사료 등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가공된 제품에 GMO 표시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 GMO 표시 대상은 제조 가공 후에도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있는 식품에 한정됩니다.

또한 ‘Non-GMO 미표기 식품을 GMO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두, 옥수수 등 유전자변형식품 표시 대상이 아닌 제품에는 Non-GMO표시를 할 수도 없습니다.

"GMO는 전통적인 육종방식을 보다 정밀하게 만든 것일 뿐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로버츠 교수는 지난해 국내 한 워크숍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로버츠 교수처럼 GMO가 안전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두루뭉술한 GMO 표기 방식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먹을지 말지 판단은 소비자가 할테니, GMO 여부를 제대로 알려달라는 겁니다.

GMO 사용 식품에 예외 없이 GMO 표시를 하는 등의 ‘완전표시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최근 20만을 넘겼죠. 해묵은 GMO 표시 논란에 마침내 변화가 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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