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과외에서 짤렸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분이 좋네요”

2018-04-23 17:30

add remove print link

일부 SNS 이용자들은 “weather를 '위아더'라고 읽던 친구가 생각난다”라고 반응해 눈길을 끌었다.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한 대학생 사연이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이다.

#36215번째포효 오늘 과외에서 짤렸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네요 사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몰라요 제가 이렇게까지 숨이 탁 트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학생은 중학교...

Posted by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on Saturday, 21 April 2018

글쓴이는 "오늘 과외에서 짤렸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네요"라고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가 과외를 했던 학생은 중학교 2학년이라고 했다. 학생과 있었던 일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글쓴이 "'will'은 미래를 나타내는 표현이야. 'I run'이 뭐야? '나는 달린다'지? 그럼 'I will run'은 뭘까?"

학생 "나는 미래로 달린다?"

당시 글쓴이는 학생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도형과 관련된 다항식을 가르칠 때 제가 '가로 길이랑 세로 길이가 다른 사각형을 뭐라고 하냐'고 물었는데 학생이 '정사각형'이라고 대답을 하더라. 저는 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I/my/me/mine' 이 대명사 표만 3주 했다. 3주차 되던 시기에 '( ) I love you' 이 문장에 빈칸을 뚫어놓고 '나는 너를 사랑해'에서 '나'를 어떻게 쓰냐고 물어봤다. 그때 'My'를 쓰는 걸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적었다.

해당 이야기를 전하면서 글쓴이는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모두 한 학생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노력과 애를 썼지만 숙제를 전혀 해오지 않았다. 늘 하품과 한숨으로 저를 감싸주는 사랑스런 아이, 수학 반 페이지를 2시간 동안 풀어도 2~3문제 빼고는 다 틀리는 그런 기적을 보여주는 아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정말 한 번 맡은 거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오늘로서 끝이 났다. 진짜 가르치는 건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그 친구가 더 좋은 선생님을 만나 앞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바이며, 오늘도 많은 과외 선생님들 파이팅합시다"라고 했다.

게시글은 23일 기준 댓글 1000개 이상 달리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weather를 '위아더'라고 읽던 친구가 생각난다", "1/3+2/5=2/8이라고 한 놀라운 계산법의 소유자 고1 학생 잘 있니"라면서 자신의 사연을 댓글로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home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