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주류박람회, 후기와 아쉬운 점

2018-05-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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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온 와인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행사

28일 코엑스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
28일 코엑스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
애주가라면 누구나 즐거워 할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에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모여든 227개사가 와인을 비롯해 보드카·브랜디 같은 각종 스피릿류를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국제맥주기기및설비산업전시회와 세계전통주페스티벌이 함께 열리면서 이전에 비해 큰 규모로 행사가 진행됐다.

마지막 날인 28일 점심 무렵, 기자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행사장을 찾았다. 만반의 준비란 각종 팸플릿을 모을 쇼핑백과 시음용 와인잔이다.

만약 시음 와인잔이 없으면 현장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이 가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으므로 가져갈 것을 권한다.

들어가자마자 탁 트인 공간에는 즐비한 와인 부스와 관련 상품들, 시음을 위해 줄을 선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맛본 술은 가벼운 향의 ‘애플 시드르’였다. 시드르는 국내에 ‘사이다’로 잘못 알려진 음료로 낮은 도수의 사과주를 말한다.

포도를 재배하기 힘든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에서는 대신 사과를 이용해 빚은 술이 발달했는데, 그 대표주자가 바로 시드르와 사과로 만든 브랜디 ‘칼바도스’이다.

와인 초보라면 독일에서 온 ‘글뤼바인’이나 ‘아이스바인, 혹은 과일향이 나는 ‘샹그리아’를 시도해 볼 법 하다.

프랑스에서는 ‘뱅쇼’, 영국에서는 ‘멀드 와인’이라고도 불리는 글뤼바인은 와인에 감귤류 과일과 계피, 설탕, 스타 아니스 등을 넣고 따뜻하게 마시는 와인이다.

달달해서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도 쉽게 마실 수 있으며 서양에서는 초기 감기에 민간요법으로도 이용된다.

역시 독일에서 유명해진 아이스바인은 얼린 포도를 압착해 만든 것으로 마치 진한 꿀이나 시럽을 마시는 듯한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

스페인 와인 부스에 함께 선보인 올리브유
스페인 와인 부스에 함께 선보인 올리브유

그런가 하면 스페인 사람들이 여름 음료로 즐겨 마시는 ‘샹그리아’는 각종 과일을 썰어 넣은 것으로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중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그리스나 헝가리, 스페인 와인 등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나 내수로 거의 대부분이 소진된다는 스페인 와인은 햇볕이 뜨거운 지중해 지방의 와인답게 맛에 개성이 강하다.

와인 외에 인상적이었던 주류를 꼽자면 핀란드에서 만든 자작나무 향의 진이나 라이 위스키, 보드카 같은 종류가 있었고 감귤이나 오디 등의 재료를 사용한 전통주들이 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행사는 와인 검색 및 추천 앱 와인그래프가 진행한 ‘페어링 위드 와인그래프’라는 팝업 스토어이다.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유명 셰프(토니정, 란콰이펑, 조계형, 장성훈, 조장현 셰프와, 권영미 파티쉐 등)이 양식과 중식, 치즈, 각종 케이크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러시아산 보드카와 캐비어
러시아산 보드카와 캐비어

와인그래프는 스캔 한 번으로 특정 와인에 대한 정보와 후기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앱으로, 일반인에게 보다 와인을 대중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다만 약 3시간 동안의 투어 결과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에서는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발견됐다.

우선 시음용으로 나온 와인들이 와인 초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스위트한 제품 위주로 맛이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입장 전 ‘현장구매’라고 쓰인 부스가 알고 보니 등록을 위한 곳이고 티켓은 다른 곳에서 먼저 사야 하는 등 안내가 원활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작은 와이너리나 전통주 부스보다는 대형 인기 업체들이 더 주목을 끌었다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와인이며 각종 주류 가격에 거품이 많은 한국에서 15년간 이어온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는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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