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찰 왜 욕먹는지 이해 안 된다” 현직 경찰이 올린 글

2018-05-05 18:10

add remove print link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쫄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찰도 사람인지라 쫄 수도 있고 저도 몇 번 쫀 적 있다”

광주 집단폭행 / 연합뉴스
광주 집단폭행 / 연합뉴스

자신을 현직 경찰관이라고 밝힌 커뮤니티 이용자가 쓴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직 경찰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욕먹을 거 각오하고 쓴다"며 "광주 경찰이 왜 그렇게 욕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욕하는 이유는 몇 초짜리 동영상 때문인데, 현장에 경찰관이 도착했을 때 계속 폭행 중이었음에도 소극적으로 말리거나 지켜만 봤다면 당연히 징계감이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제가 본 동영상에는 경찰관이 있을 때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은 없었고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그런 장면만으로 가해자들에게 테이저건을 쏜다거나 날라차기해서 자빠트리는 게 가능하겠냐"며 내부 규율을 언급했다.

글쓴이는 또 경찰관이 겁을 먹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쫄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찰도 사람인지라 쫄 수도 있고 저도 몇 번 쫀 적 있다"며 "하지만 경찰관인 제 몸에 손대면 자존심 상해서 가만히 못 있는다"며 본인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경찰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 일부 쓰레기 경찰도 있지만 위험에 빠진 시민을 앞에 두고 징계 걱정 먼저 하고 자기 몸 사리는 경찰관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 CCTV 영상이 공개되며 경찰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광주 광산경찰서장은 지난 4일 SNS를 통해 "SNS 동영상만 보면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신속한 출동, 상호 분리, 부상자 후송, 경찰 장구 이용한 체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