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잘 됐다더니 쌍둥이 사산... “없어진 아이 시신이라도 찾아주세요”

2018-05-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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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잃은 결혼 3년 차 신혼 부부가 아이 시신을 찾고 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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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잃은 결혼 3년 차 신혼 부부가 아이 시신을 찾고 있다.

지난 9일 '네이트 판'에는 "우리 아이좀 찾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확산됐다.

아이 아버지인 글쓴이 A씨는 "저와 와이프가 난임 판정을 받아 서울 M여성병원(이하 M병원)에서 시험관 시술로 쌍둥이(1남1녀)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1주 차 M병원으로부터 자궁문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진단을 받은 부부는 "초기에 발견돼 수술하면 괜찮다"는 말을 듣고 수술을 결심한다. 조산을 피하기 위한 수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30분이면 끝난다는 수술은 2시간이 30분이 걸렸고, 간호사는 아무 설명 없이 '수술이 잘 됐다'라고 말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수술 후 약 7시간이 지났을 때 보호자 앞에 병원장이 나타났다. 병원장은 수술이 잘못됐다며 2차 수술을 제안했다.

2차 수술은 개복이 필요한 수술이었다. A씨는 "쌍둥이가 22주나 됐는데 개복수술해도 아이에게 이상이 없냐"라고 물었으나 병원 측은 "걱정하지 말라"며 보호자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2차 수술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A씨는 "(수술 직후) 담당 의사는 '수술이 너무 힘들었다. 출혈이 많았지만 수술이 잘 됐다'고 말했고 다음날 '쌍둥이 모두 사산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의사 얘기를 들어보니 22주 쌍둥이 산모를 대상으로 이 수술은 처음 해봤다고 한다"며 "수술에 관한 위험성은 일체 말도 하지 않은 채 엄마 아빠의 어떠한 선택적 의사 결정도 내보지 못하고 하루 아침에 (아이를) 죽게 한 의사"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 의사는 의료과실을 인정했다. (병원 측에서는) 보험사를 통해 위자료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병원 측에서 부모 동의도 없이 사산된 쌍둥이를 무단으로 처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아이는 불타버리기 직전 발견해 처리되는 것을 막았지만 한 아이는 병원에도 시체처리 업체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M병원은 '모르겠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태어나지 않은 생명은 의료폐기물로 보기 때문에 없어져도 죄가 없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M병원 원장을 비롯한 관계자, 시신 처리업체, 무단으로 증거 인멸을 하려는 사람들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한 이 사연은 지난 8일부터 이틀 만에 2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동의를 받았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