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싱가포르까지 갈 수 있는 비행기 없다 (북미회담 뜻밖의 변수)

2018-05-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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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전용기는 노후해 장거리 비행을 할 경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한국 공동 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한국 공동 사진기자단(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세기의 담판'이 벌어질 예정이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북한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태우고 싱가포르까지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비행기다. 해당 전용기는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한다. 제원상으로는 평양에서 4700㎞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IL-62 기종은 1960년대 개발된 뒤 1970년대에 개량형인 IL-62M이 나왔다. 해당 기종은 이미 1995년에 단종됐을 정도로 노후해 장거리 비행을 할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 북한 조선중앙TV(연합뉴스)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기차, 선박, 차량으로 이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싱가포르까지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전세기를 임차하거나, 전용기를 이용하되 비행 도중 중국에서 재급유(기착)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 소식통은 11일 연합뉴스에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7~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랴오닝성 다롄을 방문하면서 이 전용기(참매 1호)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통은 "평양과 다롄은 가까운 거리라 별문제가 없지만 싱가포르는 장거리라 중국에서 재급유 받거나 전세기를 빌리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전용기를 몰고 중장거리를 비행할 조종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전용기 운용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 고려항공도 장거리 국제노선을 운영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고려항공은 최근 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 비행거리가 1000㎞를 넘지 않는 노선을 운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이 중국에게 중장거리 비행 경험이 있는 조종사를 부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용기에서 밖을 보면서 손을 흔드는 김정은 위원장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전용기에서 밖을 보면서 손을 흔드는 김정은 위원장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각) 트위터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며 "우리 양측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11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두 지도자의 담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두 정상의 만남으로 세계에서 마지막 남아있는 냉전과 분단의 구조가 해체되기를 기원한다.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 꼭 성공해 달라"고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