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라인드' 채용이라던 MBC 공채, 최종면접 직전 '스펙' 요구했다

2018-05-12 15:30

add remove print link

언론인 지망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을 폐지하는 등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한 MBC가 최종면접 직전에 지원자 '스펙'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이하 MBC 홈페이지
이하 MBC 홈페이지

MBC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018년 신입사원 공채 최종면접을 전 직군에 걸쳐 진행했다. 이번 MBC 공채는 학력, 거주 지역, 어학, 경력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최종면접 직전에 발생했다. 지난 8일 최종면접 전형에 참여한 익명 제보자 A씨는 "면접 직전에 MBC가 '최종면접 지원서'라는 서류를 배부해 학력 등 스펙을 기재시켰다"라고 했다.

A씨가 받은 서류는 일반 기업 입사서류와 비슷한 양식이었다. A씨는 군필 여부는 물론 사는 지역, 출신 학교, 자격증, 수상 내역, 경력, 어학, 특이사항 등을 적어넣어야 했다.

A씨가 제보한 MBC '최종면접 지원서'
A씨가 제보한 MBC '최종면접 지원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인 지망생 온라인 커뮤니티 '아랑'에서 반발이 나왔다.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채용 절차에서 학벌 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MBC는 안 그럴 것처럼 홍보하더니 (최종면접 직전에) 수집한 것은 문제"라고 했다.

커뮤니티 이용자 C씨는 "블라인드 채용이랍시고 이상한 포인트에서 공정성 찾는다고, 면접장에 볼펜 하나까지 모나미로 똑같이 맞추고 이름도 쓰지 못하게 했다"며 "학력과 나이, 경력으로 품평 받는 데 익숙해진 수험생들을 희망고문했다"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위키트리에게 "최종면접 직전 스펙을 수집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지원자들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스펙을 평가에 반영하지는 않았다"며 "최종 합격자 처우를 결정하기 위해 군필 여부 등을 수집했을 뿐"이라고 했다.

"최종 합격자들에게만 기재시켜도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MBC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평가에 영향을 줬느냐 안 줬느냐라고 생각한다"며 "최종면접 결과를 보면 평가가 정당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home 서용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