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악몽…주말 저녁 파리 한복판서 벌어진 흉기테러

2018-05-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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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페라 극장 인근은 파리 도심에서도 음식점과 주점, 유명 쇼핑상점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프랑스 경찰이 범행 현장 주변을 감식하고 있다 / AFP = 연합뉴스
프랑스 경찰이 범행 현장 주변을 감식하고 있다 / AFP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주말 저녁을 맞아 여느 때처럼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던 프랑스 파리 도심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12일(현지시간) 밤 9시가 다 됐을 무렵, 파리 오페라 극장(오페라 가르니에) 인근에서 한 괴한이 흉기를 들고 나타나 시민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 인근은 파리 도심에서도 음식점과 주점, 유명 쇼핑상점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특히 토요일 밤이어서 줄지어 늘어선 가게들에는 유흥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빼곡했다.

하지만 갑자기 괴한이 흉기를 든 채 나타나 공격을 가하자 놀란 관광객과 시민이 혼비백산해 숨을 곳을 찾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목격자들은 괴한이 가게마다 들러 위협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목격자는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이 벌어질 당시 자신은 식당 안에 있었다면서 "손에 칼을 든 한 남성이 나타나 식당 입구에 있는 젊은 여성을 공격하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글로리아라는 이름의 여성은 AFP통신에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서너 발의 총성이 들렸다"며 "바텐더가 우리 보고 빨리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나중에 나와서 바깥을 보니 한 남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조너선이라는 이름의 식당 웨이터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칼을 든 괴한이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채로 거리를 돌아다녔다"며 "모든 가게마다 들러 사람들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결국 공격받은 시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인명 피해가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재빨리 범인을 제압해 사살하면서 더 큰 피해를 막았지만 최근 몇 년 간 파리를 떨게 한 테러 악몽을 되살리기에는 충분했다.

파리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 축구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와 바타클랑 극장 등 시내 6곳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 세력의 동시다발 총격·폭탄 테러로 시민 130명이 희생됐다.

또 이듬해인 2016년 7월 남프랑스의 유명 휴양지 니스에서 대형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일단 극단주의 무장단체와의 연계 가능성을 놓고 수사에 착수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현장에서 아랍어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증언했고, 사건 직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우리 전사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지난 2016년 니스 테러 역시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프랑스 검찰은 당시 트럭 운전사와 IS의 직접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수아 몰랭 검찰은 기자들에게 "경찰의 대(對)테러 조직이 곧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행 현장 주변에 서 있는 경찰 / EPA=연합뉴스
범행 현장 주변에 서 있는 경찰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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