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방심했다” 북한이 돌연 '남북 고위급회담' 중지 통보한 이유

2018-05-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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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문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진단한 내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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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새벽 '남북 고위급회담' 중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이런 조치를 위한 배경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남북 문제 전문가다.

정세현 전 장관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관련 문재인 정부 전략적 대응을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연례 훈련이고 방어훈련이라고 하지만 그건 으레 하는 얘기고, 북한으로서는 조금 당황했을 것이다. 왜냐면 F-22 전폭기가 8대나 뜨고 B-52 장거리 폭격기가 뜨면 북한은 놀란다"며 "방어라고 하지만 방어에서 공격으로 바뀌는 것은 순간이다. 머리카락 하나 차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렇게 대대적인 위협적인 무기가 동원되는 경우 국방부가 미 국방부와 얘기를 했었어야 한다. '이거는 곤란하다',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 반응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니까 이것 좀 줄이자는 얘기를 했었어야 되는데 안 했다"며 "청와대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해 "이건 크게, 길게 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본다"며 "판문점 선언에도 있으니까. 오늘 (남북 고위급회담) 안 한다고 해서 못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 그런데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하지만 좋은 건 아니"라고 했다.

지난 11일부터 2주간 실시되는 맥스선더에는 F-22, F-15K, F-16 등 한미 공군 전투기 100대와 함께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는 한반도 비핵화가 논의되는 상황을 고려해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16일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3시 송고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에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출입기자들에게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며 "새벽에 발생한 상황에 대해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부·외교부·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긴밀히 전화통화를 하고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