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은 태극전사 '월드컵 흑역사'

2018-05-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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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한국이 출전한 역대 월드컵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 5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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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지우고 싶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통산 10번째 '꿈의 축구 무대'에 나선다. 특히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발점으로 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무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아시아 축구의 맹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긴 역사 만큼이나 지우고 싶은 슬픈 추억도 많다. 한국 축구의 영웅이 순식간에 '역적'으로 몰리기도 했고, 자책골에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한국이 출전한 역대 월드컵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 5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 최다 골차 패배·최단시간 실점

한국은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1954년 스위스 대회 1차전에서 헝가리에 0-9 대패를 당했다. 9골차 패배는 1974년 대회에서 자이르가 유고슬라비아에 0-9로 패하고, 1982년 대회에서 엘살바도르가 헝가리에 1-10으로 대패한 것과 함께 역대 최다 골차 패배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1954년 대회 2차전에서도 터키에 0-7로 패하고 탈락했다. 한 대회에서 한 팀이 16실점을 한 것은 지금까지 역대 최다 실점 기록으로 남아있다.

더불어 한국은 월드컵 전체 역사를 통틀어서도 최단시간 실점의 굴욕도 당했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킥오프 11초만에 터키에 실점했다.

◇ 역대 자책골 2차례…'조광래·박주영'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총 67실점을 했는데 이중 자책골은 2골이다. 역대 첫 자책골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이탈리아(2-3패)를 상대로 조광래(대구FC 대표이사)가 기록했다. 두 번째 자책골은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2010년 남아공 대회 아르헨티나전(1-4패배)에서 나왔고, 장본인은 박주영(서울)이었다.

자책골이지만 억울한 측면도 있다. 두 사례 모두 의도적으로 볼을 터치한 게 아니라 볼이 날아와서 무의식중에 맞았다는 점이다.

◇ 역대 두 차례 퇴장…'윤덕여·하석주'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은 총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차례 레드카드를 받았다. '퇴장 1호'는 윤덕여(여자축구대표팀 감독)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당시 우루과이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후반전에 골킥을 빨리 차지 않았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퇴장 2호'는 하석주(아주대 감독)다. 하석주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나서 3분 만에 백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결국 수적 열세에 빠진 한국은 1-3으로 역전패했고, 하석주는 한동안 팬들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 가짜뉴스도 등장

'가짜뉴스' 때문에 팬들이 깜빡 속은 상황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패한 뒤 '독일 선수들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한국이 결승에 진출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다. 월드컵조직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에는 사실 확인을 위한 팬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스위스 전에 불명확한 판정으로 패하자 '백만 명 이상이 FIFA에 청원하면 재경기를 한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한국 팬들이 FIFA 홈페이지에 집중적으로 접속하면서 FIFA가 한국 아이피(IP)의 접속을 차단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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