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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아 외칩니다.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강남 번화가 골목에서 20대 초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던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2주기를 맞은 17일 사건 발생장소 인근에서 대규모 추모집회가 열렸다.

340여개 여성·시민단체 모임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신논현역 앞에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개최했다.

시민행동은 선언문을 통해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했지만,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면서 "성별이 권력과 위계가 돼 차별이 구조화된 사회를 근본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국가와 사회가 시대의 요구인 미투에 응답해야 한다. 국가는 법과 제도를 즉각 개선하고, 사회는 관습과 관행을 바꿔야 한다"면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성평등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변화를 위한 연대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많은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주최 측 추산 2천명이 우비를 쓰고 집회에 참여해 강남역 사건 피해자를 추모했다.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는 이가현 씨는 "성폭력 가해자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그렇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의 오만"이라며 "(남성들은) 억울하다고 호소하기 전에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위치를 (여성과)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최원영 씨는 "2015년 서울대병원 의사가 간호사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한 사건이 있는데, 피해 간호사가 신고하자 경찰은 동영상 수위가 낮아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면서 "피해 간호사는 사직했는데, 가해 의사는 산부인과 환자까지 찍은 상습범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안양에서 의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최씨는 "여성들은 직장에서 동료이기 앞서 여성이자 기쁨조, 성적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면서 "여성 차별과 폭력에 우리는 더는 침묵하지 않는다. 여성 연대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페미니스트 활동가 예진 씨는 "몇 년 전까지 늦은 밤에 집에 갈 때 동생을 불렀다. 내게 안전하지 않은 사회가 남동생에게는 안전했기 때문"이라며 "범죄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이어폰 빼고 팔을 휘저으며 걸었으나, 강남역 사건 후로 이유는 피해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주의 활동을 시작한 뒤 지하철에서 머리를 맞거나 온라인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등 폭력을 당하고 있다.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아 발언한다"면서 "우연히 살아남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이 사회를 끝장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우리는 여기 있다, 너를 위해 여기 있다', '우리는 여기서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등 구호를 외치며 강남역까지 왕복 행진했다.

이들은 원래 강남역 사건 발생장소인 유명 노래방 건물이 있는 번화가 골목을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집회 직전 남초 커뮤니티에 '페미 시위 염산 테러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안전이 우려된다는 경찰 요청에 따라 대로변 차도로 행진했다.

강남역 살해 여성 추모 행진

"나 빼고 다 봤대" SNS 인기 영상
키워드 강남역살인사건,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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