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30대 장관,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맞아 커밍아웃

2018-05-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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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의 30대 남자 장관이 성 소수자(LGBT)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의 30대 남자 장관이 성 소수자(LGBT)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했다.

프랑스의 무니르 마주비(34) 디지털 담당 국가비서(장관급)는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동성애 혐오는 때때로 우리가 증오를 피해 살아가도록 거짓말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실상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그는 이어 18일 프랑스 공영방송의 웹사이트인 프랑스앵포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게이임을 공식화했다.

마주비 장관은 "나의 커밍아웃이 떠들썩하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지만, 동성애 혐오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면서 "2018년인 지금, 내 인생을 공개적으로 평화롭게 살겠다"고 했다.

마주비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온라인 정치캠페인을 기획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마크롱 캠프의 디지털 선거전략을 총괄한 그는 마크롱이 집권한 뒤 프랑스의 디지털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에 발탁됐다.

모로코계 프랑스인인 그는 2015년부터 동성 파트너와 시민연대협약(PACS) 형태로 함께 동거를 해오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PACS를 도입해 동성 연인 등 결혼하지 않은 커플에게도 법적인 부부와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으며, 2013년에는 동성결혼도 허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주비 장관의 커밍아웃과 별개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트위터에서 "누구에게나 그 자신일 권리가 있다. 그것을 부정하거나 고통을 주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성 소수자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부문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것을 기념해 프랑스의 대학교수이자 성 소수자 인권운동가인 루이 조르주 탱이 제안해 2005년부터 널리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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