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조롱 사진...한 회에 두 번이나 '일베' 사진 사용한 연예가 중계

2018-05-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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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에서 故 김대중 대통령을 비하하며 재가공한 이미지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KBS2 프로그램 '연예가 중계'가 한 회에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 사진을 두 차례 사용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연예가 중계 제작진은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지난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앞서 지난 18일 방송된 연예가 중계 코너 '심야식담'에서는 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가 어떻게 방송에서 사용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 예시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어떤 식으로 조작됐는지 보여줬다.

당시 방송 화면 / 이하 KBS2 '연예가 중계'
당시 방송 화면 / 이하 KBS2 '연예가 중계'

이 과정에서 원본 이미지와 조작 이미지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 제시된 원본 이미지 또한 일베에서 만든 이미지였다.

원본 이미지로 제시된 사진 또한 조작된 이미지였다. (검정 동그라미)
원본 이미지로 제시된 사진 또한 조작된 이미지였다. (검정 동그라미)

연예가 중계 제작진은 잘못을 인정하며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로 이런 일이 발생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덧붙이며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아래는 19일 공개된 연예가 중계 제작진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연예가 중계 제작진입니다. 지난 5월 18일 방송 중 <심야식담> 코너에서는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가 어떻게 방송에 사용되는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 예로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어떤 식으로 조작되었는지를 방송하였는데, 원본 이미지로 제시한 로고 역시 이미 조작된 이미지였습니다.

원본 이미지가 여러 형태로 조작되었는데, 저희는 방송된 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확인하다 또 다른 부분이 조작된 것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고, 그것이 원본 이미지인 것처럼 잘 못 방송하였습니다.

원본과 조작된 이미지를 비교하는 코너였던 만큼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였으나 저희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로 이런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영상의 다시보기 서비스는 즉각 중지시켰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20일 오전 연예가 중계 제작진은 "거듭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지난 18일 방송된 연예가 중계 코너 '연예가 핫클릭'에서도 일베 이미지가 사용된 점을 추가 언급했다.

방송에서 이서원 씨 사건 관련 설명 중 담당 경찰관을 표현한 상반신 실루엣 그림 역시 일베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재가공한 이미지임이 확인된 것이다.

당시 방송 화면
당시 방송 화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연예가 중계에서 사용한 실루엣 사진과 일치한다. / 네이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연예가 중계에서 사용한 실루엣 사진과 일치한다. / 네이버
제작진은 "한 회에 두 번이나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을 단순한 실수라고 말씀드리기가 참으로 민망합니다"라며 "거듭 실망을 안겨 드린 것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아래는 20일 공개된 연예가 중계 제작진 사과문 전문이다.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지난 5월 18일 방송된 연예가중계의 <심야식담>에서는 러시아 월드컵 로고가 일베에 의해 어떻게 교묘하게 조작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일베의 폐해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본 이미지로 제시한 로고 역시 조작된 이미지인 것으로 밝혀지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한 <연예가 핫클릭> 이서원 씨 사건 관련 코너 중 담당 경찰관을 표현한 상반신 실루엣 그림 역시 일베에서 故 김대중 대통령을 비하하며 재가공한 이미지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한 회에 두 번이나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을 단순한 실수라고 말씀드리기가 참으로 민망합니다. 사건의 고의성을 지적하는 분들의 심정과 분노를 십분 이해합니다. 일베의 해악과 부도덕성을 지적하고 방송계에 필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려던 저희의 기획을 스스로 빛바래게 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지적과 호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 연예가중계에서는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명백히 밝혀내겠습니다. 아울러 제작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거듭 실망을 안겨 드린 것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home 서용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