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만난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 파문에 문 대통령이 내린 지시

2018-05-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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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 수행을 도맡고 있는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과거 파워블로거 '드루킹'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송 비서관은 19대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수행총괄팀장으로 일했다. 대선 이후에는 청와대로 입성해 대통령 일정을 관리하는 제1부속비서관을 맡는 등 문 대통령 수행을 도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시 일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린 지시사항이 관심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송인배 비서관이 과거 드루킹을 만났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뒤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날 청와대 관계자가 출입기자들에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송 비서관 관련 보도를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함께 걷고 있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오른쪽)
문 대통령과 함께 걷고 있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오른쪽)

송인배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드루킹 정체를 알지 못한 채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전까지 모두 4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송인배 비서관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인 2016년 6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와 함께 드루킹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이후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2016년 12월과 2017년 2월 각각 집 인근 호프집에서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송인배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당시 드루킹과 정국 현안 등에 대한 일반적 대화만 나눈 것이 전부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과 단둘이 만나지 않았고, 그가 속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도 함께 만났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송인배 비서관이 문 대통령 곁을 지키는 '영향력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드루킹이 청탁하기에는 김경수 후보만큼이나 적격이지 않았겠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출입기자들에게 "송 비서관은 문 대통령 열혈 지지자들을 만나 일상적이고 통상적 지지활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 비서관이 '경공모' 회원들과 만남에서 사례비를 받은 일에 대해 "총 네 번을 만난 가운데 처음 두 번에 걸쳐 한 번에 100만 원씩 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경공모 회원들이 정치인을 부르면 소정의 사례를 반드시 지급한다고 해서 받았다고 한다"며 "간담회 성격에 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간담회 사례비'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21일 드루킹을 송인배 비서관과 처음 함께 만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화개장터에서 취재진을 만나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찾아왔고 그래서 일일이 누구와 함께했는지는 기억하기 어렵지만 송인배 비서관이 그렇게 말했다면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여야는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법안을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여야는 본회의에서 재적 288명에 찬성 183명, 반대 43명, 기권 23명으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첫 특검이 실시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