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자체가 안 됩니다...” 택배 기사가 털어놓은 손님 사례

2018-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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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택배 회사에게 택배 기사 사직서 사본과 회사 측의 자필 사과문을 요구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 셔터스톡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 셔터스톡

지난 21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직 택배기사가 본인 경험담을 적은 글이 게재됐다. 그는 택배 업무 중 손님과 갈등을 빚은 일을 소개했다. 그는 택배 기사로 6~7년 근무했다고 밝혔다.

택배기사입니다... | 보배드림 교통사고
사건은 복도식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작성자는 택배를 배달하려 한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렸다. 10초 정도 인기척이 없자 작성자는 해당 택배를 경비실에 맡겼다.

그 이후 작성자는 전화를 받았다. 손님은 왜 택배를 경비실에 뒀느냐며 왜 일 처리를 그렇게 하느냐고 따졌다. 그 손님은 집에 사람이 없어도 택배를 집 앞에 두고 가라는 메모도 붙여 놨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메모 확인은 못 했습니다. 다음엔 신경 써서 배송하겠습니다"라고 응대했지만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시비조로 일관하자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무거운 물건도 아니고 그렇게 귀찮으시냐"라고 답했다.

작성자는 전화를 끊고 경비실에서 택배를 되찾아 해당 아파트 현관으로 다시 찾아갔다. 손님은 이미 화가 난 상태로 핸드폰으로 동영상까지 촬영하는 액션을 보여주며 작성자에게 반말로 일관했다. 작성자가 물건을 현관 앞에 놓고 엘리베이터로 돌아서자 손님은 뒤에서 반말과 욕설을 했다. 작성자도 욱한 마음에 혼잣말로 욕을 했고 손님은 그 말을 듣고 화가 폭발했다.

화가 난 손님은 택배 회사 쪽에 민원을 넣었다. 작성자는 팀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일단 사과하라는 말만 들었다. 팀장이 따로 보낸 사과 문자를 보고 손님은 맞춤법을 지적하며 불쾌하다는 말만 일관했다.

결국 작성자가 전화를 걸어 사과했지만 손님은 "그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냐. 정신적인 피해는 어떻게 보상해줄 거냐"라는 말과 함께 계속 욕설로 일관했다. 작성자는 결국 일을 그만두더라도 그 손님에게 사과할 수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 손님은 팀장에게 작성자가 사직하도록 요구했고 회사 쪽에는 자필 사과문을 원했다. 손님은 "뭉뚱그려 쓰지 마시고 사건에 대해 정확히 쓰셔야 됩니다"라고 구체적인 사과문 지침까지 제시했다.

작성자는 팀장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사과한다고 받아줄 여자도 아니고 억울하고 분하고 무너진 자존감에 일상생활 자체가 안 될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은 '갑질'이라며 보배드림 이용자들에게 큰 공분을 샀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 대부분이 작성자가 받고 있는 억울함에 공감했고 지지를 보냈다.

한편 반대쪽 말도 들어봐야 누구 잘못인지 알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택배 기사 응대 방식이 사건을 크게 키우게 된 원인이라는 댓글도 있다.

이 게시물은 SNS와 다른 커뮤니티에도 확산되며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이 사건은 최근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에 이어 택배 서비스 관련 갑질 논란으로 비화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ome 김원상 story@wikitree.co.kr